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중진연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중진연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이 20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및 혁신위원장 인선안 갈등에 대한 해법으로 ‘혁신형 비대위’를 구성키로 의견을 모았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사태 수습을 위해 소집한 원내지도부·중진연석회의에서 4선(20대 국회 기준) 이상 중진 대다수가 이런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비대위와 혁신위를 분리하지 않고 비대위에 당 혁신 추진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혁신비대위의 임기는 6개월 정도로 의견이 모아졌다. 임시 지도부 형태에 대한 최종 결정은 정 원내대표에게 일임했다.

비대위원장은 정 원내대표 대신 외부에서 새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친박(친박근혜)계 이주영 의원은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분리해야 한다. 그것만이라도 오늘 결정짓자”며 강하게 밀어붙였으며 정우택 홍문종 의원 등도 이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나경원 정병국 의원 등 비박계(비박근혜) 중진들은 당선자 총회에서 정한 것을 임의로 바꿀 수 없다고 맞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차기 전당대회는 7월 말~8월 초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 ‘9월 임시국회 직전’까지 치르기로 했던 기존 결정보다 다소 앞당겨진 것이다.

‘혁신형 비대위’를 주장한 비박계와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한 친박계가 절충을 한 모양새다. 양측의 의견을 하나씩 수용하는 선에서 갈등을 봉합한 것이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혁신이 가장 중요하니 혁신 비대위를 해야 하고 전당대회도 빨리 치러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자”며 “비대위원장은 원내대표가 겸직할 수도 있고 따로 할 수도 있는데, 원내대표가 알아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 원내대표가 또다시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당장 해야 할 선택은 혁신형 비대위원장의 겸임 여부다. 그는 회의에서 “내가 못 맡을 게 뭐냐”며 농담조로 말했지만 중진 의원 상당수는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원(院) 구성 협상 등 원내 협상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형 비대위원장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게 최상책이지만 당내에서 두루 공감할 수 있는 동시에 계파 눈치를 보지 않고 과단성 있게 당 쇄신을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아 고민이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