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지난 17~18일 전국적으로 최고기온이 평년보다 2~8도 높아지며 이른 더위가 찾아오자 19일 고온현상 설명 및 전망 자료를 내놨다. 서울의 최고기온이 20~24일 5일 연속 30도 이상일 것으로 내다봤다. 22일 서울 최고기온은 30도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전망치보다 3도 가량 높았다.
기상전문가들은 최근의 이른 무더위는 건조한 대기 상태에서 강한 햇빛이 지면을 달궈 낮 기온이 크게 오른 탓으로 풀이했다. 중국 북부와 몽골에서 가열된 공기가 우리나라 상공으로 유입된 데다, 우리나라 부근에 고압대가 정체된 대기 안정 상태이므로 이상 고온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5월 폭염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 해마다 반복될 우려도 적지 않다. 한반도의 5월은 2년 전인 2014년부터 심상치 않았다. 기상청의 ‘5월 주요지점별 일최고기온 최고순위’ 통계는 전국 13개 지역의 역대 5월 최고기온 1~5위를 집계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13곳 중 인천·강릉을 제외한 11곳에서 2014년 이후의 5월 일최고기온이 순위권에 진입했다. 2년 전부터 ‘5월 폭염’이 본격화됐음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서울은 2014년 5월31일 33.3도, 2015년 5월28일 32.2도의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역대 가장 뜨거웠던 5월의 어느날’ 다섯 손가락 안에 최근 2년 연속 포함됐다.
수원·춘천·대전·청주·대구 5개 지역은 역대 5월 일최고기온 기록이 최근 2년 이내 나왔다. 6개 지역은 2014년 이후 5월 최고기온 기록이 5위권 안에 3~4개씩 들었다. 특히 대구의 경우 2014년 5월29~31일 3일간 최고기온이 35.6도, 36.3도, 37.4도로 한여름을 방불케 했다.
올해 5월도 최고기온 30도를 넘나들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봄 날씨가 사라지고 일찌감치 여름으로 바뀌는 체감 효과마저 준다. 다만 현재의 고온건조 기후는 고온다습한 전통적 여름 날씨와는 다소 다르다.
기상청은 “2014년 5월 이상 고온현상이 발생해 작년 5월부터 폭염특보 운영기간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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