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한화 교보 등 ‘빅3’ 생명보험사가 추천한 최우수 설계사들은 성공 비결로 “고객과 공감하면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숙영 삼성생명 대전중부지역단 컨설턴트(왼쪽부터), 이윤순 한화생명 종로지점 컨설턴트, 이신복 교보생명 평택 효명FP지점 컨설턴트가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빌딩 옆 야외공원에서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삼성 한화 교보 등 ‘빅3’ 생명보험사가 추천한 최우수 설계사들은 성공 비결로 “고객과 공감하면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숙영 삼성생명 대전중부지역단 컨설턴트(왼쪽부터), 이윤순 한화생명 종로지점 컨설턴트, 이신복 교보생명 평택 효명FP지점 컨설턴트가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빌딩 옆 야외공원에서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45만명에 육박하는 전국 보험설계사 가운데 상위 0.01%에 해당하는 ‘보험왕’들은 업계에선 ‘걸어다니는 중소기업’으로 불린다. 이들이 관리하는 고객은 보통 500명이 넘고, 연간 100억원 이상의 수입보험료를 거둬들이는 사람도 있다. 인연을 맺은 고객이 워낙 많다 보니 회계 및 각종 보조 업무를 위해 비서 1~2명을 두는 것은 기본이다. 보험설계사라면 누구나 꿈꾸는 보험왕. 그렇다고 누구나 이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숙영 삼성생명 대전중부지역단 컨설턴트, 이윤순 한화생명 종로지점 컨설턴트, 이신복 교보생명 평택 효명FP지점 컨설턴트 등 ‘빅3’ 생명보험사가 최우수 설계사로 추천한 보험왕 세 명을 최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만났다.
▶이윤순 컨설턴트=저는 보험설계업을 통해 세상을 알게 된 경우예요. 30년 넘게 가정주부로 살았거든요. 재능이 있었는지 입문한 해 신인상부터 시작해서 14년간 근무하는 내내 연도상을 수상했습니다. 저를 통해 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500명 정도 됩니다.

▶이숙영 컨설턴트=저도 가정주부로 있다가 만 28세에 이 일을 시작해 20년차가 됐네요.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보험설계업에 입문해 다른 사람들처럼 처음부터 잘하지는 못했어요. 어디서 고객을 확보해야 할지 몰라서 헤매다가 뒤늦게 고액계약을 할 수 있는 고객을 여러 명 알게 돼 자리를 잡았지요. 지금까지 연도상을 포함해 보험상을 7회 수상했고, 보유고객은 700명가량 됩니다.

▶이윤순 컨설턴트=이숙영 설계사가 저보다 훨씬 선배네요. 이 업계에서는 한 해라도 누가 오래 일했는지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이신복 컨설턴트=나이로는 몰라도 업력으로는 제가 가장 연차가 낮네요.(웃음) 저는 17년 동안 은행원으로 일했습니다. 마지막에는 부지점장까지 올라갔다가 보험설계업에 매력을 느껴 전업했죠. 이 일을 한 지 12년가량 됐는데 제 고객도 700명 정도 됩니다. 고객 관리 능력을 인정받아 지금은 한국 MDRT협회(생명보험업계 고소득 설계사로 구성된 모임) 협회장도 겸하고 있습니다.

고객불만 해결은 끝없는 숙제

▶이신복 컨설턴트=은행원으로 근무하다가 보험설계업으로 전향하려고 하니 쉽지가 않았어요. 은행원은 내가 가만히 있어도 고객이 찾아오는데, 보험설계사는 그 반대잖아요. 부지점장으로 근무하면서 많은 VIP 고객과 알고 지냈는데, 나중에 보험설계사로서 찾아 뵈려니 상당수가 저를 피하는 거예요. 하루는 나름대로 친하다고 생각하던 한 업체 회장을 만나려고 전화를 했는데 자리에 없다고 하더군요. 같은 업체 임원에게 전화해서 ‘회장님이 어디 가셨나봅니다’라고 하니까 그분이 당황하면서 ‘회장님요? 지금 자리에 계신데…’라고 하는 겁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정신이 멍해지더라고요.

▶이숙영 컨설턴트=저는 처음에 보험설계사 간에 갈등이 생기는 게 힘들었어요. 특정 구역 고객관리를 두고 경쟁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을 극복해야 살아남는 구조잖아요. 저는 특히 어린 나이에 시작해 더 스트레스가 컸죠. 어느 정도 설계사들 간 ‘기싸움’에 적응하고 나니까 그다음부터는 고객들로부터 발생하는 각종 민원이 골칫거리가 되더라고요. 가입한 상품에 수익이 나지 않는 것은 경기나 금리 영향도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꾸준히 불만이 제기되다 보니 밤새 잠을 못 이룬 적이 하루이틀이 아닙니다. 고객불만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항상 고민이죠.

▶이윤순 컨설턴트=맞아요. 고객 불만을 어떻게 해결할지는 모든 설계사의 숙제죠. 수익이 잘 나올 때는 좋아하다가도,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왜 이런 상품을 소개해줬느냐’며 불만을 제기하곤 하니까요. ‘내 탓이 아닌데’ 하면서도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면 또 다른 것 같고. 자주 만나는 사이인데도 이런 불만이 생기고 나면 다음엔 찾아가기가 힘들더라고요.

새벽부터 출근해 고객과 공감

▶이윤순 컨설턴트=아무리 민원이 빗발쳐도 계속 찾아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어요. 제 고객 중에는 동대문·남대문 일대 상인이 많은데, 사실상 거의 매일 그쪽으로 출근해요. 상인들은 일요일을 제외하고 6일을 일하거든요. 또 새벽부터 장사하는 분들이 많다 보니 저도 동이 트기 전에 집을 나서는 편이고요. 고객 스케줄에 저를 맞추는 거죠. 만날 때는 가족이나 친구보다 더 다정다감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고요. 허심탄회하게 서로 속내를 털어놓고 나면 저를 똑똑하고 재무적으로 아는 것이 많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저를 믿기 때문에 제가 소개하는 상품에 가입하더라고요.

▶이숙영 컨설턴트=보통 한 번 만나서는 계약이 성사되지 않는 것 같아요. ‘보험 팔러온 사람’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경계부터 하거든요. 그래서 ‘나는 당신에게 도움을 주러 온 사람’이라는 걸 끊임없이 어필하려고 해요. 보험설계는 기본이고, 고객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가능한 한 해주려고 하죠. 경제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말이에요. 그만큼 진심과 신뢰가 중요하죠.

▶이신복 컨설턴트=따지고 보면 우리 셋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고객공감을 중시하는 편이거든요. 저는 콘셉트를 ‘고민 해결사’로 잡았어요. 예컨대 고객들이 재정적으로 어떤 문제를 겪고 있다면, 제 주변에 있는 노무·회계·세무·법률 전문가를 총동원해 도움을 주는 것이죠. 사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신복 컨설턴트=충분한 재투자도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수입의 50%를 고객을 위해 쓰거든요. 이런 돈을 비용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스스로를 개인사업자이자 기업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효율적으로 근무하기 위해 비서도 2명 두고 있고요.

▶이숙영 컨설턴트=저도 30% 이상은 고객에게 쓰는 것 같아요.

▶이윤순 컨설턴트=고객한테 식사를 대접받고 나면 차는 제가 사는 식이에요. 각종 경조사도 꼬박꼬박 챙기고, 고객을 위해 금융세미나를 열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들더라고요. 저도 최소 30%는 고객에게 써요. 이신복 설계사처럼 저도 비서 한 명을 두고 있고요.

고객에게 요즘 추천하는 상품은

▶이숙영 컨설턴트=만나는 고객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실손의료보험을 추천합니다. 부유층은 상속·증여에 관심이 많다 보니 이런 것과 연관성이 높은 절세상품을 주로 권유하죠.

▶이신복 컨설턴트=실손의료보험은 기본이라고 봐요. 여기에 치명적질병(CI) 보험과 종신보험도 가능하면 가입하는 것이 좋죠. 연금보험이 중요한지, 앞서 말한 두 개의 보험이 중요한지 묻는다면 전 당연히 후자라고 답할 겁니다. 일단 오래 사는 게 중요한 거니까요. CI보험이나 종신보험의 보장을 받으면 그 가능성은 더 높아지죠. 그렇게 생명을 연장하고 난 뒤에 연금보험을 통해 노후를 보장받는 게 순서니까요.

▶이윤순 컨설턴트=경기가 워낙 안 좋다 보니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고객보다 그렇지 않은 고객이 훨씬 더 많더라고요. 경제적 어려움이나 질병·사고가 발생했을 때 자유롭게 중도 해지해서 활용하고, 나중에는 자녀 교육자금이나 노후자금으로 쓸 수 있는 상품을 주로 추천하고 있어요.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