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네거티브 리스트 시스템을 도입해 외자기업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규제개혁으로 외국인 투자를 촉진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네거티브 리스트 시스템이란 정부가 금지 대상으로 열거한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에 자유로운 투자를 허용하는 것이다.

23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전날 언론에 공개된 국무원 화상회의 담화에서 “중국 경제가 지난 1분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경기하강 압력이 작용하고 있다”며 “강력한 규제개혁으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그러면서 “외자기업 투자 촉진을 위해 투자 승인과 절차에서 외국기업에 대한 내국인 대우와 네거티브 리스트 시스템 도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년 새 중국에 들어온 외자기업이 중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전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를 방관할 것이 아니라 외자기업이 동부연안에서 중부와 서부, 북동부 지역으로 이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이어 향후 국무원이 외국기업 투자 촉진을 위한 세부방안을 추가로 마련할 것이라며 특히 전기, 이동전화, 교통·운수, 석유·가스, 의료와 교육부문 등에서 규제를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바꾸고 비합리적이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시장진입 장벽을 대폭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용민 무역협회 베이징 사무소장은 “중국은 한·중 자유무역협정에서 한국에 대해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의 규제 완화를 약속했고, 현재 진행하는 미국 유럽연합과의 투자보장협정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논의 중”이라며 “외자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는 중국 정부정책의 큰 흐름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