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관리실장 "해외 여행 가기 전 현지 유행하는 감염병 꼭 확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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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에볼라 바이러스 등감염병 끝없이 진화 중
병원들 격리병상 갖추고 감염관리 인력 더 늘려야
에이즈는 혐오 대상 아냐…편견·오해가 치료 걸림돌
메르스·에볼라 바이러스 등감염병 끝없이 진화 중
병원들 격리병상 갖추고 감염관리 인력 더 늘려야
에이즈는 혐오 대상 아냐…편견·오해가 치료 걸림돌
지난해 5월20일 국내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첫 환자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신종 감염병인 메르스에 감염된 국내 환자는 186명이며 이 가운데 38명이 사망했다. 이들 상당수는 병원에서 감염됐다. 병원 감염병에 경각심을 높인 계기가 된 셈이다.
국내 메르스 유행이 지난 뒤 중남미 지역에서 유행하는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잇따라 입국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아프리카 지역에서 유행하는 에볼라 바이러스, 동물을 매개로 하는 각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의 유행으로 감염병 위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관리실장(감염내과 과장)은 병원 감염과 에이즈 질환 연구 권위자로 꼽힌다. 메르스 유행 당시 대한감염학회 보험이사를 맡았으며 ‘국내 메르스 환자의 임상 양상’ 등을 연구, 발표하기도 했다. 에이즈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도 하고 있다.
최 실장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해외에 나가기 전 병원을 찾아 유행지의 감염병 현황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며 “병원들도 감염 관리 인력을 늘리는 등 원내 감염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신종 감염병 유행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감염병은 진화하고 발전한다. 신종 감염병이 늘어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자연 파괴다. 사람이 동물의 영역으로 들어가면서 동물에게 있던 병이 사람에게 넘어오는 일이 늘었다. 메르스, 에볼라 등이 대표적이다. 기후 변화도 영향을 미친다. 인적, 물적 교류가 늘면서 감염병이 먼 나라로 퍼지는 일도 많다. 아프리카처럼 공중보건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은 나라의 감염병이 다른 나라로 옮겨오는 것이다. 의료행위가 발달하고 늘면서 심각해지는 감염병도 있다. 항생제를 많이 사용해 생기는 슈퍼박테리아가 대표적이다.”
▷메르스를 계기로 병원도 감염병에 걸리는 곳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병원은 위험한 곳이다. 최근 이슈가 환자 안전이다. 병원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보여준다. 병원에서 각종 약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고 입원한 환자는 낙상 위험도 있다. 수술이 잘못될 수도 있다. 환자 안전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이 감염 관리다. 이를 ‘제로’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격리병상도 갖춰야 하고 인력도 유지해야 한다. 병원마다 일정 수준의 훈련과 교육을 받은 감염관리 인력을 둬야 한다.”
▷손씻기도 강조한다.
“의료 감염을 줄이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 손씻기다. 병원에는 면역이 떨어진 환자가 많다. 의료진이 손을 잘 씻으면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각종 세균 감염이 줄어든다. 우리 병원은 손위생 수행률을 30~40% 올렸더니 특정한 다제내성균이 25% 줄었다.”
▷에이즈와 같은 전통적 감염병의 위협도 계속되고 있다.
“에이즈는 감염병 중 치료 방법 등이 가장 많이 발전한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일본 대만 중국 등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치료비 지원 정책 효과가 크다고 본다. 에이즈 치료제를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 초기부터 먹으면 혈액 속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다. 이들 환자는 성관계를 해도 HIV를 옮기지 않는다. 초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편견과 낙인이다.”
▷두려움 때문에 병원을 안 간다는 것인가.
“국내에서 HIV는 혐오의 대상이다. 자연히 환자도 숨어 지낸다. 외국은 한국과 다르다. 미국만 해도 에이즈 환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한국과 다르다. 함께 일하고 근무하는 것이 아무렇지 않다. HIV를 혐오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질환을 없애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성관계를 통한 에이즈 전파 위험은 0.1~1% 정도다. 약을 먹어 바이러스가 억제되면 위험이 제로에 가깝다. 1980년대에 진단받고 아무 문제 없이 사는 환자가 많다. 초기 증상은 각종 바이러스성 감염 증상과 비슷하다. 미국은 응급실에 오는 모든 환자에게 HIV 검사를 하기도 한다. 국내도 검사를 늘릴 필요가 있다.”
▷각종 감염병 예방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해외여행이 늘면서 외국에서 감염병에 걸리는 환자가 많다. 여행 전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백신을 맞거나 예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유행 감염병이 나라에 따라 다르다. 인도 같은 나라는 고도마다 다른 감염병이 유행한다. 여행 전 준비를 잘하고 가면 감염병이 국내 유입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국내 메르스 유행이 지난 뒤 중남미 지역에서 유행하는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잇따라 입국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아프리카 지역에서 유행하는 에볼라 바이러스, 동물을 매개로 하는 각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의 유행으로 감염병 위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관리실장(감염내과 과장)은 병원 감염과 에이즈 질환 연구 권위자로 꼽힌다. 메르스 유행 당시 대한감염학회 보험이사를 맡았으며 ‘국내 메르스 환자의 임상 양상’ 등을 연구, 발표하기도 했다. 에이즈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도 하고 있다.
최 실장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해외에 나가기 전 병원을 찾아 유행지의 감염병 현황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며 “병원들도 감염 관리 인력을 늘리는 등 원내 감염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신종 감염병 유행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감염병은 진화하고 발전한다. 신종 감염병이 늘어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자연 파괴다. 사람이 동물의 영역으로 들어가면서 동물에게 있던 병이 사람에게 넘어오는 일이 늘었다. 메르스, 에볼라 등이 대표적이다. 기후 변화도 영향을 미친다. 인적, 물적 교류가 늘면서 감염병이 먼 나라로 퍼지는 일도 많다. 아프리카처럼 공중보건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은 나라의 감염병이 다른 나라로 옮겨오는 것이다. 의료행위가 발달하고 늘면서 심각해지는 감염병도 있다. 항생제를 많이 사용해 생기는 슈퍼박테리아가 대표적이다.”
▷메르스를 계기로 병원도 감염병에 걸리는 곳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병원은 위험한 곳이다. 최근 이슈가 환자 안전이다. 병원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보여준다. 병원에서 각종 약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고 입원한 환자는 낙상 위험도 있다. 수술이 잘못될 수도 있다. 환자 안전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이 감염 관리다. 이를 ‘제로’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격리병상도 갖춰야 하고 인력도 유지해야 한다. 병원마다 일정 수준의 훈련과 교육을 받은 감염관리 인력을 둬야 한다.”
▷손씻기도 강조한다.
“의료 감염을 줄이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 손씻기다. 병원에는 면역이 떨어진 환자가 많다. 의료진이 손을 잘 씻으면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각종 세균 감염이 줄어든다. 우리 병원은 손위생 수행률을 30~40% 올렸더니 특정한 다제내성균이 25% 줄었다.”
▷에이즈와 같은 전통적 감염병의 위협도 계속되고 있다.
“에이즈는 감염병 중 치료 방법 등이 가장 많이 발전한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일본 대만 중국 등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치료비 지원 정책 효과가 크다고 본다. 에이즈 치료제를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 초기부터 먹으면 혈액 속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다. 이들 환자는 성관계를 해도 HIV를 옮기지 않는다. 초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편견과 낙인이다.”
▷두려움 때문에 병원을 안 간다는 것인가.
“국내에서 HIV는 혐오의 대상이다. 자연히 환자도 숨어 지낸다. 외국은 한국과 다르다. 미국만 해도 에이즈 환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한국과 다르다. 함께 일하고 근무하는 것이 아무렇지 않다. HIV를 혐오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질환을 없애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성관계를 통한 에이즈 전파 위험은 0.1~1% 정도다. 약을 먹어 바이러스가 억제되면 위험이 제로에 가깝다. 1980년대에 진단받고 아무 문제 없이 사는 환자가 많다. 초기 증상은 각종 바이러스성 감염 증상과 비슷하다. 미국은 응급실에 오는 모든 환자에게 HIV 검사를 하기도 한다. 국내도 검사를 늘릴 필요가 있다.”
▷각종 감염병 예방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해외여행이 늘면서 외국에서 감염병에 걸리는 환자가 많다. 여행 전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백신을 맞거나 예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유행 감염병이 나라에 따라 다르다. 인도 같은 나라는 고도마다 다른 감염병이 유행한다. 여행 전 준비를 잘하고 가면 감염병이 국내 유입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