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이 흐르는 꽃과 자연…김경자 화백 개인전
모란과 장미꽃을 주요 모티브로 작업하는 김경자 화백(70)이 오는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화여대 서양화과와 홍익대 미술대학원, 미국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에서 공부한 김 화백은 1990년대 풍경과 정물을 함께 담아내면서 과감하고 남성적인 붓터치로 주목받았다. 2000년대 들어서는 감정이 절제된 화풍으로 변모했다. 2008년 첫선을 보인 ‘자연의 리듬’(사진) 시리즈는 색감을 억제하고 화면에 밀도를 높인 간결한 형태미가 돋보인다.

‘자연의 리듬’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2013년부터 전국 산야를 누비며 사생한 그림과 카메라 렌즈로 잡아낸 사진을 바탕으로 클래식 명곡 악보와 모란 장미 이미지를 융합한 근작 25점을 내보인다. 자연에서 얻은 감흥을 음악과 꽃의 기호로 형상화하는 제작 방식이 이채롭다. 정적이고 사색적인 분위기의 극사실적 그림이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두 개로 분할된 화면은 미술과 음악, 자연이 어우러져 공감각이 절로 느껴진다. 커다란 모란 꽃송이가 떠 있는 바탕에는 악보를 수놓았고, 분할된 화면 아래에는 갈대나 나무, 사진을 조합했다. 작가는 “사실적으로 그린 모란과 장미는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권유하는 현실세계를 표현한 것이고, 사색하듯 그린 나무와 숲의 풍경은 현실 너머에 있는 이상세계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것을 상징한다”며 “악보는 작업을 하며 즐겨 듣는 베토벤 운명교향곡, 모차르트 피아노소나타 등을 그려 넣었다”고 설명했다. (02)549-3112

김경갑 기자 kkk10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