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지역본부가 지난 23일 실시한 경기 남양주시 별내택지지구 내 아파트 용지(A20블록) 추첨에 716개 업체가 달려들었다. 중소형 아파트 585가구를 지을 수 있는 부지로, 공급가격은 820억원이다. 건설업체들이 입찰 참가를 위해 낸 신청예약금이 2조1480억원(업체당 30억원)에 달했다. 당첨자는 25일 결정된다. LH 서울지역본부 관계자는 “별내지구는 기반시설이 다 들어서 있는 수도권 동북부 핵심 주거지”라며 “아파트 용지로는 사실상 마지막 공급이어서 경쟁률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남양주 별내, 시흥 장현지구 아파트 땅 '500 대 1 쟁탈전'
수도권 유망 공공택지지구 땅 쟁탈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웬만한 아파트 용지 경쟁률은 보통 100 대 1을 넘는다. LH가 대규모 신도시 조성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하면서 수도권 공공택지 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요지의 주택 용지엔 거의 모든 건설·시행사들이 달려드는 모양새다. 영·호남권에 연고를 둔 중견 주택건설업체들은 계열사뿐만 아니라 지역 협력업체들까지 동원해 용지 확보전에 뛰어들고 있다.

경기 시흥 장현지구에서도 업계 예상을 넘어서는 땅 경쟁이 펼쳐졌다. 장현지구 B3블록과 4블록에 신청한 업체가 각각 526개, 516개에 달했다. 이들 필지는 중소형 아파트 590가구와 698가구를 지을 수 있는 땅으로, 땅값은 732억원과 896억원이었다. 중흥건설이 최근 경기 고양 향동지구에서 따낸 A2블록(978가구·1280억원) 경쟁률도 631 대 1에 달했다.

지난달 경기 성남 고등지구 내 아파트 용지 S-1블록(591가구·1527억원)엔 371개 업체가 참여했다. 시행사 프런티어마루가 낙찰받았다. 경기 시흥 목감지구에서 호반건설이 낙찰받은 B9블록(1019가구·1052억원) 경쟁률도 310 대 1이나 됐다. 이들 공공택지지구 내 아파트 용지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땅 부족 전망 이외에도 교육 교통 공원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서다. 인허가 등 사업 절차상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내달까지 입찰에 부쳐질 고양 덕은지구, 남양주 다산 주상복합(공모) 땅 등도 관심 대상이다. 한 중견 건설업체 개발팀장은 “서울과 가까운 공공택지지구는 저금리와 전세난 속에 분양 성적이 양호하다 보니 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땅 확보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