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캐피탈 매각, 또 엎어졌다
산업은행 자회사인 산은캐피탈(장부가 5973억원) 매각이 또 무산됐다. 산업은행은 재매각 시기를 원점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24일 산은캐피탈 입찰 결과 한 곳만 참여해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아 입찰이 무산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24일 예비입찰엔 SK증권 프라이빗에쿼티(PE)와 칼라일 사모펀드(PEF), 김철호 옛 명성그룹 회장이 세운 기업인 태양의도시 등이 참여했으나 최종 입찰에는 태양의도시만 서류를 냈다. 이로써 산은캐피탈 매각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올 2월부터 진행한 2차 입찰에도 실패했다.

산은캐피탈이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으나 매각에 두 차례나 실패한 것은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경영을 맡을 전략적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구조조정 여파로 기업 부실이 커지자 기업금융 비중이 높은 산은캐피탈 인수를 부담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산은캐피탈이 산은 계열에서 떨어져 나오면 그동안 자금 조달 등에서 받은 혜택이 줄어드는 것도 매력을 떨어뜨린다. 산업은행과의 연계영업 감소, 최대주주 변경으로 인한 산은캐피탈 신용등급 하락 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근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캐피털업계의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것도 관심을 덜 받은 요인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