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투자와 같은 개인투자자에게 집중된 벤처투자 세제 지원이 기업투자 중심으로 바뀐다. 기업이 벤처에 투자할 경우에도 세제 혜택을 줘 투자 여력이 있는 기업을 벤처·창업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판교 테크노밸리의 지문인식 모듈 생산업체인 크루셜텍에서 벤처기업인들과 간담회를 하고 이 같은 내용의 벤처·창업 붐 확산을 위한 세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개인이 벤처기업에 투자하면 소득공제, 주식차익 양도세 면제 등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기업은 세제 혜택이 없었다. 정부는 기업이 벤처기업에 출자하면 해당 금액의 일정 비율만큼 법인세에서 깎아주는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특정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을 인수할 때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요건도 완화한다. 벤처기업이 성장하면 투자금을 회수하고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지금은 합병을 원하는 기업이 이 같은 ‘기술형 인수합병(M&A)’을 통해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합병 대가로 현금을 80% 이상 지급해야 하고 합병되는 기업의 지배주주는 주식을 받지 않아야 하는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이 경우 기술평가액의 10%를 법인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지만 조건이 까다로워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기재부는 현금 지급 비율을 낮추는 등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