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모바일] 존 쿨링 돌비 E미디어사업 선임 부사장 "VR 성공의 필수 조건은 콘텐츠…콘텐츠를 살리는 건 음향 기술"
올해 세계 최고의 독립 영화제인 선댄스영화제에서는 가상현실(VR) 영상이 큰 주목을 받았다. 줄줄이 헤드셋을 끼고 머리를 여러 방향으로 살짝 기울인 채 VR 영상을 체험하는 참석자들의 모습은 나날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VR 시장을 실감하게 했다. 선댄스영화제에서는 30개 이상의 VR 영상이 공개됐다. 미국의 일간지 USA투데이는 “VR이 선댄스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VR은 선댄스에 참가한 독립영화 제작자에게만 인기 있는 것이 아니다. 뉴욕타임스 같은 언론도 취재를 위해 VR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 18개월 동안 기업들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AR)에 투자한 벤처 자금은 수십억달러로 추정된다. 또 페이스북 오큘러스와 소니, HTC, 구글 등의 VR 헤드셋이 잇따라 출시될 예정이다.

VR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아직은 미래 기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바꾸고 VR을 엔터테인먼트, 뉴스 등 다양한 분야의 중심으로 이끌 수 있는 것이 바로 콘텐츠다.

다양한 분야에서 VR 콘텐츠 제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게임 같은 콘텐츠는 쌍방향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선댄스영화제에서 본 영화 관련 콘텐츠 개발도 활기를 띠고 있다. 영화 콘텐츠도 게임과 같이 소비자들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VR 영화의 줄거리는 변하지 않지만 어떤 부분을 시청하고 싶은지는 선택해 개인화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콘서트, 스포츠, 뉴스 등의 VR 콘텐츠를 어떤 방식으로 제작해야 할지 논의되고 있다.

VR은 아직은 생소한 매체로 제작자들은 VR이 전달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들은 영상을 녹화하고 스토리를 제작하는 다양한 방법을 실험하고 있으며 음향이 콘텐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 가고 있다.

기존 일반 영상에서는 제작자가 모든 장면을 컨트롤하는 반면 VR 영상에서는 관람객이 보고 싶은 장면(위치)을 선택해 볼 수 있다. VR은 또 제작자들이 소리를 활용해 관람객을 주요 장면으로 이끌 수 있다. 예를 들어 평화로운 바닷가에서 철썩철썩 파도치는 소리를 들으며 경치를 감상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전기톱 소리가 들리면 재빨리 돌아보게 되는 원리다.

VR은 관람객들이 단지 영상을 보고 있다는 느낌 이상으로 콘텐츠 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을 준다. 이런 경험을 위해 음향은 아주 현실적이어야 한다. 작은 음향 실수가 경험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선댄스영화제에서 선보인 VR 영상을 담은 영화 ‘컬리전(Collisions)’의 감독인 리넷 월워스는 “음향으로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줄 수 있다”며 “VR 콘텐츠에서 음향은 여러 방향에서 관람객의 감각을 자극하는 것은 물론 실제로 콘텐츠 속에 있는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 로즈 트로체 감독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VR은 관람객을 1인칭 시점으로 끌어들여 콘텐츠 속에 집어넣는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콘텐츠 제작자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도구로 VR을 선택해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앞으로 VR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존 쿨링 < 돌비 E미디어사업 선임 부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