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시마 관광객 동향 우려·기대…일본 정부는 홍보에 총력
일본 자동차 기술력 홍보행사에 미국·독일·프랑스·영국 불참
G7, 경기부양책에 미묘한 시각차…회의 결과 주목

올해 골든위크(4월말 5월초 일본 연휴)에는 오히려 관광객이 줄어 수입이 절반으로 떨어졌는데 앞으로 만회할지 지켜봐야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미에(三重)현 이세시마(伊勢志摩)지역은 최근 여행객이 늘어 지역 경기가 좋을 것으로 여겼으나, 이곳에서 10년 넘게 택시를 운전한 시모무라 씨의 설명은 의외였다.

그는 G7 준비 작업이 한창인 것이 잘 알려져 그로 인한 불편을 예상했는지 이세시마를 찾아오는 일본인이 최근 한 달 반가량은 오히려 줄었다고 설명했다.

시모무라 씨는 이세(伊勢)신궁으로, 말끔히 정돈된 도로를 거론하며 "최근 급하게 새로 한 것이고 도로포장업자만 재미를 봤다"고 꼬집었다.

그래도 그는 G7정상회의가 끝난 후 일본 내 혹은 외국에서 이세시마 지역으로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고 그 효과가 계속 이어질지 지켜볼 것이라며 약간의 기대감을 내비쳤다.

일본 정부는 G7을 계기로 이세시마나 일본의 매력을 홍보하고 이를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찬반 논란이 있지만 보수 세력의 성지인 이세신궁을 공식 환영행사 장소로 정한 것에 관해 일본 정부는 전통과 문화, 아름다운 자연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점심 때 정상들에게 미에현의 식재료를 사용한 음식과 니혼슈(日本酒)를 제공했다.

또 닛산, 도요타, 혼다 등의 일본업체가 만든 자동운전차·연료전지차를 선보이는 기회를 G7 정상회의 부대행사로 마련했다.

하지만 26일 오후 아베 총리가 직접 사회자 역할을 한 이 행사에 G7 정상 가운데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만 모습을 드러냈다.

행사는 상당히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회의장 주변 마당을 한 바퀴씩 시승하는 것으로 싱겁게 끝났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일본의 자동차 기술력을 홍보하는 행사인 탓인지 자동차 산업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국가의 정상은 호응하지 않은 셈이다.

아베 총리 부인인 아키에(昭惠) 여사는 G7 정상의 배우자와 함께 일본 진주 브랜드 '미키모토' 창업자인 미키모토 고키치(御木本幸吉, 1858∼1954)가 세계 최초로 진주 양식에 성공한 미키모토 진주섬을 방문하는 등 자국 산업·문화 홍보 활동을 벌였다.

일본 정부는 G7 회의 취재 거점인 국제미디어센터 인근에 자국 산업생산물이나 예술품 등을 선보이는 전시장을 마련해 각국 언론의 취재를 독려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불투명함이나 경기 침체 경향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두고도 G7 정상 간에 인식 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앞서 G7 국가를 순방하며 선진국들이 재정 지출을 확대해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구조개혁, 금융정책, 재정투입이라는 3가지를 함께 해야 한다며 제동을 거는 등 이견을 보였다.

아베 내각은 엔화 약세 기조를 불황 탈출의 기조로 삼았으나 미국은 외환 시장 개입에 대한 경계감을 지속해서 드러내 왔다.

알려진 대로 아베 총리가 일본의 소비세 인상 계획을 연기하려면 G7이 재정 지출 확대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것이 좋지만 27일 정상선언에 어느 정도 합의가 반영될지는 불투명하다.

(이세시마<일본 미에>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