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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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뷰티업계에선 ‘과학 마케팅’이 유행하고 있다. 업체들은 디엔에이(DNA), 반중력, 줄기세포, 피에이치(pH) 밸런스 등 과학 용어를 활용해 제품 이름을 짓고 있다. 과학용어를 쓰면 제품명이 독특해 눈에 띄고 제품의 효능을 강조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네이밍은 신뢰도를 높이는 측면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과학 마케팅'에 꽂힌 화장품
마스크 팩 브랜드 메디힐이 출시한 ‘디:엔에이 프로아틴 마스크(3000원)’가 대표적이다. 디:엔에이는 ‘디펜스:내추럴 아쿠아링 시스템’의 줄임말이다. 수분 단백질이 장벽을 만들어 피부를 철벽 방어한다는 의미다. 제품의 효능을 소비자에게 익숙한 디엔에이라는 제품명으로 풀어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프로아틴은 단백질(protein)과 아미노산(amino acid)의 합성어다. 단백질과 아미노산을 골고루 담았다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을 지었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메디힐 관계자는 “시중에 나와 있는 수많은 제품 사이에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단시간에 제품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익숙한 과학 용어를 적용하면 소비자가 기억하기 쉽고 제품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더모 코스메틱의 브랜드인 ‘비쉬’도 제품명에 과학 용어를 담았다. 온천수 미스트인 ‘pH 밸런스 온천수’(1만6000원, 150mL)가 그 제품이다. 피부의 자연 보호막이 약산성을 띤다는 사실에서 착안했다. 염기성 화장품을 바르면 이 보호막이 허물어지지만, 약산성 화장품을 사용하면 손상되지 않는다는 원리를 이용해 제품을 개발했다. pH 밸런스 온천수의 pH 농도는 피부와 비슷한 5.5 수준이다. 이 제품에는 11가지 미네랄도 들어 있다. 미세하게 분사되는 온천수가 얼굴 전체를 감싸줘 수분 보호막을 형성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과학 마케팅'에 꽂힌 화장품
‘중력을 거스르는 크림’도 있다. 랑콤은 ‘레네르지 반중력 탄력 크림’을 내놨다. 피부 탄력을 끌어올려준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이런 이름을 지었다는 설명이다. 우주 생물학 전문가 알랭 콜리지 박사와 협업해 이 제품을 개발했다. 질감이 부드러워 주름 사이를 촘촘하게 채워준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랑콤이 4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시행한 실험 결과 참여자 전원이 “피부 속 밀도가 더욱 높아진 것 같다”고 답했다.

GD-11 프리미엄 앰풀(7mL×6개, 68만원)에는 제대혈 줄기세포 배양액이 들어 있다. 줄기세포 배양액을 동결 건조해 제품에 담았다. “피부 재생 주기인 28일 동안 이 제품을 사용하면 피부가 효과적으로 재생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진동클렌저 브랜드 클라리소닉은 물살의 움직임으로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원리인 ‘음파 진동’ 기술을 클렌징 제품에 접목했다. 진동 클렌징 디바이스인 ‘스마트 프로파일’이다. 음파 진동으로 일어난 미세한 물살을 통해 모공 속 미세먼지와 오염물질을 약 99% 제거할 수 있고 손으로 얼굴을 닦을 때보다 세정력이 30배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제품 한 가지로 얼굴부터 팔꿈치, 다리, 발 각질까지 모두 관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브러시를 교체하고 진동 강도를 조절하면 된다. 진동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피부 타입 및 부위별 맞춤 클렌징도 할 수 있다. 브러시를 바꿀 때가 되면 교체시기를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