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2000년 11월 발행된 효성의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주인수권(워런트)을 차명으로 사들여 세금을 탈루한 혐의가 추가로 확인됐다. 조 회장은 앞서 같은 방식으로 양도소득세 21억원을 포탈한 혐의로 기소된 뒤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효성그룹의 해외 BW 매매 내역을 조사한 결과, 조 회장이 해외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차명거래로 19억원의 이득을 얻은 것으로 결론냈다고 30일 밝혔다. 금감원은 조 회장이 매매차익에 대해 양도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보고 검찰에 통보했다. 지분공시 의무를 위반한 점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했다.

효성은 2000년 11월 3000만달러 규모 해외 BW(200회차)를 발행했다. 조 회장은 이중 워런트 275만달러어치를 해외 SPC를 통해 차명으로 취득하고 2005년 7월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취득한 효성 주식 36만5494주를 2006년 2월까지 전량 매도해 19억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금감원은 파악하고 있다.

이번 금감원 조사에 따라 조 회장이 해외 BW 차명거래를 통해 챙긴 금액은 69억원에서 88억원으로 늘어났다. 조 회장은 2014년 1월 해외 SPC를 통해 BW를 취득해 69억원의 차익을 얻고 양도소득세 21억원을 포탈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올해 1월 1심 법원은 “조 회장이 BW를 차명으로 보유한 것은 맞지만 적극적으로 세금을 포탈하려 한 증거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으며,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