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 지역의 산유 부국인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 정부가 세금 성격의 준조세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UAE는 무세금(tax-free) 정책을 내세워 외국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해 왔으나 저유가로 정부의 재정난 우려가 커지자 이를 포기하고 세금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틀었다.

아부다비 정부 문화여행청은 다음달 1일(현지시간)부터 아부다비 내 호텔의 투숙 가격의 4%와 투숙객이 1박할 때마다 15디르함(약 4900원)을 ‘지방정부 수수료’ 명목으로 부과한다고 30일 밝혔다.

일부 호텔에서 "달러화에 연동된 고정환율제가 적용되는 UAE의 디르함화가 평가절상돼 그렇지 않아도 여행객이 줄어드는 점을 고려해 시행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구했으나 아부다비 정부는 방침을 고수했다.

아부다비 정부는 "호텔에 부과하는 지방정부 수수료는 정부 예산에 편입돼 관광 인프라에 재투자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UAE의 ‘브랜드’인 무세금을 유지하기 위해 수수료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새로운 세금을 도입한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

아부다비 정부는 앞서 4월부터 이곳에 사는 외국인에 한해 월세의 3%를 ‘주거 수수료’로 걷기 시작했다.

UAE 정부는 2018년 1월부터 100개 품목에 5% 세율의 부가가치세를 도입할 예정이다. 부가세 도입으로 예상되는 추가 세수는 연간 120억 디르함(약 4조33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UAE 내각이 지난해 10월 승인한 올해 연방 예산의 24%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