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디벨로퍼(부동산개발회사)들이 지역의 랜드마크(상징적인 건축물)가 될 만한 초대형 프로젝트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슈퍼리치를 겨냥한 브랜드 레지던스, 대규모 복합단지, 미니 신도시 등이다. 대형 건설회사도 엄두를 내기 어려운 대형 사업을 수행할 정도로 국내 디벨로퍼들이 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MDM이 건설하는 부천 중동 49층 주상복합
MDM이 건설하는 부천 중동 49층 주상복합
MDM은 6월부터 8월까지 수도권에서 5개 단지를 잇달아 공급한다. 분양금액 기준으로 3조원에 달하는 프로젝트들이다. 6월에는 경기 부천 중동신도시에서 지역 랜드마크 건설을 목표로 주상복합아파트 999가구를 내놓는다. 20년 이상 미개발지로 남아 있던 중동신도시 한복판 옛 문화회관용 부지(1만5474㎡)에 짓는다. 중동신도시 중심부(중앙공원·시청)에 들어서는 49층 단지다.

이 회사는 경기 고양 삼송지구에 조성 중인 국내 최대 오피스텔 단지(5000실) 2차분과 3차분 물량도 공급한다. 7월에 920실, 8월에 1450실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에선 6월에 역세권 오피스텔(527실)을,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선 호수공원 조망이 가능한 아파트(1538가구)를 분양한다.
'손 커진' 디벨로퍼…손댔다하면 '최고층·최초·초대형'
1980년대 후반부터 아파트 2만6000여가구를 공급한 DSD삼호는 수도권에서 용인 동천2지구, 신봉2지구, 광주 태전7지구, 일산 식사2지구, 김포 풍무지구 등 5개의 미니 신도시(도시개발구역)를 개발 중이다. 이 중 경기 용인 동천2지구 아파트(동천 자이 2차)를 분양 중이다. 이는 신분당선 동천역 역세권에 자리 잡은 3000가구 규모 단지다.

지난해 1차분 1437가구를 성공적으로 분양한 데 이어 2차분 1057가구를 분양하고 있다.
청안건설이 분양하는 해운대 엘시티 레지던스
청안건설이 분양하는 해운대 엘시티 레지던스
부산 해운대에서 101층 복합단지 LCT를 개발 중인 청안건설은 국내에서 최초로 브랜드 레지던스 561가구를 7월 선보인다. 브랜드 레지던스는 6성급 호텔이 주택 관리를 해주는 슈퍼리치용 주거시설이다. 뉴욕 홍콩 싱가포르 등에선 브랜드 레지던스 가격이 수백억원대에 달한다. 101층 랜드마크 건물 22~94층에 들어설 이 레지던스는 롯데호텔에서 관리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113~205㎡로 구성된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용인 동백(신동백 롯데캐슬 2770가구), 서울 구로구(롯데캐슬 골드파크 3449가구) 등에서 대형 복합단지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충북 청주에서 국내 최대 복합단지 ‘지웰 시티’를 공급한 신영은 올해 경기 평택 등에서 10개 단지 안팎의 주거시설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작년에도 5개 단지를 선보였다. 청주 지웰시티는 49만9757㎡ 부지에 4800여가구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백화점, 쇼핑몰, 학교, 은행, 병원, 테마공원 등이 들어서는 대형 복합단지다.

피데스개발은 삼송지구에서 대단지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삼송역’(976실)을 공급한 데 이어 평택 용죽지구, 충북 오송역세권개발 등 미니 신도시 개발사업을 하고 있다. 오송 고속철도(KTX) 역세권 개발사업은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KTX 오송역 인근에 단독주택 823가구, 공동주택 3252가구,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신종칠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내에서도 건설사의 자금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개발사업을 할 수 있는 대형 디벨로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100층 빌딩, 복합단지, 미니 신도시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미국 트럼프, 일본 모리 등과 같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디벨로퍼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