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거래소를 통해 매매된 국고채 ‘장내시장’ 거래량이 채권브로커들을 통해 사고팔린 ‘장외시장’ 거래 규모를 사상 처음으로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장내 거래 비중은 올 들어 60%를 넘어서는 등 증가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거래소의 국고채 매매시장인 ‘국채전문유통시장(KTS)’을 통해 거래된 국고채 거래 비중은 55.1%를 기록해 사상 처음 50%를 넘었다. KTS를 통한 국고채 장내 거래 비중은 2002년 10.9%에서 2014년 49.1%로 높아지는 등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장외시장 거래 규모를 넘어선 것이다.

올 들어 장내 거래 비중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올초부터 지난 20일까지 장내시장 국고채 거래 비중은 64.3%로 치솟으면서 작년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국고채 3, 5, 10, 20년물 등 이른바 지표 채권들은 대부분의 채권 매니저가 장내 거래를 통해 매매하는 관행이 굳어지면서 장내 거래 비중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지표채권은 브로커를 통해 장외에서 매매하는 것보다 장내에서 거래하면 호가가 많아 원하는 가격에 채권을 살 수 있고 10억원의 소액으로도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재부가 장내시장 거래 활성화 조치를 지속적으로 시행한 것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재부는 국고채 매매 때 호가 차이를 줄여 채권가격 형성의 투명성을 높이고 유동성도 늘리기 위해 국고채의 장내시장 거래 확대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