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제임스 다이슨 다이슨 대표, 새 공학기술 구상 때 스케치하며 스트레스 해소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로 유명한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의 창업주 제임스 다이슨 대표(69·사진)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연필을 손에 쥔다.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종이에 연필로 스케치를 할 때면 정신이 가다듬어지고,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만든다는 느낌이 든다”는 게 다이슨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새로운 공학기술을 구상하며 스케치하는 게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 됐다”며 “휴식이 필요한 순간에는 반드시 스케치를 한다”고 말했다.

보통 스트레스를 풀 방법을 찾을 때 업무와 거리가 먼 분야를 택하지만 다이슨 대표는 다르다. 취미 생활마저도 업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다이슨 대표는 새로운 공학기술을 구상하며 스케치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 제품 구조를 수차례 그려보며 ‘꼭 이런 구조여야만 하나’ ‘더 나아질 방법은 없나’ 하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는 한다. 이런 과정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할 아이디어를 얻는다. 다이슨 대표는 “일상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들여다보고 개선할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주로 매끄러운 고급 화판인 ‘헤론 파리지’에 스케치를 한다. 일반적으로 공학 스케치는 컴퓨터를 이용해 3차원(3D)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다이슨 대표는 수작업을 고집한다. 직접 손으로 그리면 실제 크기와 똑같이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작업 과정에 시간과 노력이 더 많이 들어가지만 완성했을 때의 보람도 배가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이슨 대표는 “스케치한 제품에 애정이 더 살아나는 게 좋아서 수작업을 즐긴다”고 말했다.

회사 직원들은 다이슨 대표의 이런 취미 생활이 회사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집요하다는 평가도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다이슨 대표가 집요하리만큼 끈질기게 기술 구상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했기 때문에 지금의 성공이 있는 게 아니겠느냐”며 “외국 가전업체가 살아남기 힘든 한국 시장에서도 다이슨이 활약하는 게 우연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이슨은 세계 1위 프리미엄 청소기 업체로 꼽힌다. 한국 가전업계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 LG전자와의 경쟁에서도 뒤처지지 않는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가 많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