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날이 6일 현충일이다. 현충일은 나라의 존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국군장병과 애국선열의 충절을 추모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목숨을 바쳐 조국을 지킨 호국장병의 고귀한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순국선열을 기리는 이 현충일의 의미가 잊혀지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이 현충일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데다 학교와 학원에 안 가서 좋은 ‘노는 날’로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는 현충일이 연휴라서 그 의미가 더 퇴색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의 이런 생각에는 기성세대의 호국보훈 의식 부재에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충일에 조기(弔旗)를 달지 않는 가정이 많고 국내외 골프장으로, 유명 관광지로 놀러가는 공휴일쯤으로 생각하는 기성세대가 있는 한 청소년들에게 나라사랑 정신과 안보의식의 중요성을 고취시키기란 어려워 보인다. 우리 사회 전반의 보훈의식 약화는 필연적으로 국가안보의식 해이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호국보훈의 달 6월 한 달만이라도 애국선열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고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에게 따뜻한 관심과 사회적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 참전용사 유해 발굴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매년 맞이하는 호국보훈의 달이지만 언제나 그 의미가 새로운 것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존재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현충일에는 자녀와 함께 가까운 충혼탑을 찾아 이름 없는 영웅들에게 한 송이 꽃을 바치는 뜻깊은 날이 됐으면 한다.

이재학 <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