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기 기반 복합기 각광
레이저 판매량 3.3% 늘어
전체 프린터 시장은 '감소세'
정보기술(IT) 분야 시장 조사·분석기관인 한국IDC가 2일 발표한 ‘2016 국내 프린터 및 복합기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프린터 및 복합기 국내 총 판매 대수는 221만여대로 2014년보다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221만9000여대였던 프린터 판매량은 2014년 222만6000여대로 소폭 늘었으나 지난해엔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0년 이후 매년 프린터 시장이 1% 안팎에서 소폭의 증가세를 유지한 것에 비하면 지난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잉크젯 프린터의 판매량 감소 폭이 특히 컸다. 잉크젯 프린터는 지난해 12.8%나 판매량이 줄었다. 레이저 프린터는 판매량이 3.3% 늘면서 잉크젯 프린터 판매량을 넘어섰다. 한국IDC는 올해도 잉크젯 프린터의 판매 감소와 레이저 프린터의 판매량 소폭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혜림 한국IDC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저가 잉크젯 프린터 및 복합기 제품 중심으로 판매량이 줄었다”며 “시장이 레이저 프린터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영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레이저 프린터 판매량이 처음으로 잉크젯 프린터를 추월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프린터 사용 패턴이 달라진 것이 시장의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HP 관계자는 “과거엔 회사에서 프린터를 각자 또는 팀별로 책상에 하나씩 두고 썼지만 이제는 사무실 전체가 중앙에 1~2대를 놓고 쓰고 있다”며 “그만큼 사무실에서 필요로 하는 전체 프린터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이저 프린터가 잉크젯보다 관리가 쉽다는 점도 레이저 프린터의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프린터 판매 대수는 감소했지만 프린터의 대형화·복합화 추세는 가속화하고 있다. 프린터를 개인별로 쓰다가 사무실 전체가 쓰면서 다양한 용도의 프린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책상에 놓던 프린터가 잉크젯 방식의 인쇄 위주 기기였다면 사무실 중앙에 놓고 쓰는 프린터는 레이저 방식의 복사기·팩스·스캐너 등의 기능을 다 갖춘 복합기기인 경우가 많다. 대형·복합화 추세에선 프린터 기반의 복합기보다 복사기 기반의 복합기가 더 인기를 끌고 있다. 복사기 기반의 제품이 출력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프린터 기반의 복합기는 1.7% 성장한 반면 복사기 기반의 복합기는 14.4%나 늘었다”며 “전체적으로 복합기 시장은 성장하는 가운데 복사기 기반 복합기의 성장세가 가파르다”고 분석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