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사람들이 양산을 쓰고 꽃양귀비 길을 거닐고 있다. 붉게 물든 양귀비 꽃밭 사이로 양산을 쓴 모녀가 지나가는 모습을 그린 클로드 모네의 ‘아르장퇴유의 양귀비 들판’을 옮겨놓은 듯하다. 양귀비는 붉은 치맛자락을 나풀거리며 매혹적인 자태를 뽐낸다. 법정 스님은 저서 무소유에서 화단 가득히 핀 양귀비를 보고 “그것은 경이(驚異)였다”고 표현했다. 오는 연휴, 이 매혹적인 꽃밭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