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바리' 동국제강…철강 불황 뚫고 2년 만에 재무개선 약정 졸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포트폴리오 발빠른 조정
후판사업 매각하고 고부가 컬러강판 늘려
악재 속 지켜낸 브라질 CSP제철소 10일 가동
4분기 연속 흑자 뒤엔…
직원 氣 살리기·막걸리 번개 등
장세욱 부회장 리더십 빛나
후판사업 매각하고 고부가 컬러강판 늘려
악재 속 지켜낸 브라질 CSP제철소 10일 가동
4분기 연속 흑자 뒤엔…
직원 氣 살리기·막걸리 번개 등
장세욱 부회장 리더십 빛나
!['악바리' 동국제강…철강 불황 뚫고 2년 만에 재무개선 약정 졸업](https://img.hankyung.com/photo/201606/AA.11779129.1.jpg)
◆예상보다 빠른 위기 극복
!['악바리' 동국제강…철강 불황 뚫고 2년 만에 재무개선 약정 졸업](https://img.hankyung.com/photo/201606/AA.11780811.1.jpg)
당시 재무구조개선 기간으로는 3년이 설정됐다. 유상증자를 통해 1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 기업은 스스로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추진하면서 1년에 한 번씩 채권단으로부터 평가를 받아야 한다.
재무구조개선 약정 기간 동국제강의 영업실적과 재무지표는 크게 개선됐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은 2014년 20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동국제강은 작년에 193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56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2015년 2분기(539억원) 이후 4개 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2013년 말 247.8%이던 부채비율은 지난 1분기 말 189.8%로 낮아졌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재무구조개선 약정 조기 졸업은 수년째 글로벌 경기불황과 공급과잉으로 철강산업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적극적인 사업재편
![장세욱 부회장](https://img.hankyung.com/photo/201606/AA.11778194.1.jpg)
동국제강은 글로벌 경기부진과 공급과잉 여파로 철강업황이 부진의 늪에 빠지기 시작한 2012년 이후 강점을 갖고 있는 컬러강판 및 철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빨리 재편했다. 먼저 후판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13년 연산 100만t 규모의 포항 1후판 공장을 인도네시아 구나완 다얀자야 스틸에 매각했다. 포항 2후판 공장은 2015년 가동을 중단한 뒤 원매자를 찾고 있다.
후판사업이 빠져나간 자리는 자회사이던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해 이 회사가 생산하고 있던 컬러강판으로 메웠다.
유니온스틸의 후신인 동국제강 냉연사업부는 작년 4분기 42만7000t을 판매한 데 이어 지난 1분기엔 44만1000t을 팔았다. 이성호 동국제강 경영관리담당(상무·CFO)은 “컬러강판은 작년 4분기에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엔 작년 4분기 판매량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핵심 영업역량을 훼손할 수 있는 자산 매각은 피했다. 동국제강이 브라질에 짓는 CSP제철소는 오는 10일 화입식(고로에 첫 불을 넣어 가동을 시작하는 행사)을 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 동국제강은 이곳에서 한 해 생산할 예정인 슬래브 300만t 중 160만t을 공급받아 후판 생산 원료로 쓰거나 다른 철강기업에 판매할 예정이다. 동국제강은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브라질 경기부진 등 악재가 겹친 가운데도 이 설비가 핵심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판단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성공적인 형제 경영
작년 5월 장세주 회장이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된 뒤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서면서 우려됐던 경영 공백이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도 부활에 성공한 요인 중 하나다. 동생인 장 부회장으로선 최대주주인 장 회장(1분기 말 기준 지분율 13.84%) 구속 이후 자신이 전면에 나서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다. 그러나 ‘주변 눈치를 보면서 주저할 때가 아니다’는 판단을 내렸다.
육군사관학교 출신(41기)인 장 부회장은 형인 장 회장이 추진해온 사업재편 작업을 공백 없이 이어받았다. 그러면서 특유의 ‘형님 리더십’을 발휘해 가라앉은 직원들의 기를 살리는 데도 힘을 쏟았다.
장 부회장은 무작위로 선정한 직원들과 ‘막걸리 번개’를 하고, 극장을 대관해 함께 영화를 보기도 했다. 연초 시무식에선 사회자로 직접 나서 토크쇼 형식으로 직원들과 소통했다.
도병욱/송종현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