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시장이 출범 5년여 만에 운용자산 5조원을 돌파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관투자가와 고액 자산가들이 다양한 전략으로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의 비중을 높이면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의 총 운용자산 규모(AUM)는 이달 초 5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10월 규제 완화로 신생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잇따라 펀드를 개설하면서 최근 운용자산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40여개 펀드가 약 3조3000억원을 굴렸다면 현재는 100여개 펀드가 5조원을 굴리는 시장으로 급성장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최소 가입 금액이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아지면서 돈 굴릴 방법이 마땅치 않은 일반 투자자들이 헤지펀드에 더욱 몰릴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이면 한국형 헤지펀드의 운용자산이 6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생 운용사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지난달 말 4개 펀드를 출시, 첫날에만 3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100여개 헤지펀드 중 설정액(지난달 25일 기준)이 가장 큰 펀드는 ‘안다크루즈’(2741억원)로 2014년 5월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이 37.88%에 달한다. 운용사 중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가장 많은 자산을 굴리고 있다. ‘삼성H클럽에쿼티헤지’(2736억원) ‘삼성H클럽하이브리드’(2600억원) 등 9개 펀드의 운용자산 규모가 1조2000억원에 이른다.

올 들어서는 라임, 유경PSG 등 신생 운용사들이 부진한 증시에서도 주식 롱쇼트(저평가 주식을 사고, 고평가 주식 및 지수선물을 공매도), 이벤트드리븐(유상증자, 기업 인수합병 등 기업 이벤트를 활용한 차익거래) 등 다양한 전략으로 절대수익을 내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말 설정된 ‘라임모히토’는 올 들어 10.0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