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대부분 이루는 암흑에너지 연구 '속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허블우주망원경을 활용해 우리은하(사진) 바깥에 있는 19개 은하의 별까지 거리를 측정한 결과 우주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5~9% 빠르게 팽창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연구진이 도달한 새로운 우주팽창속도(허블상수)는 1메가파섹(약 300만광년)당 초속 73.2㎞다. 이전에는 초당 1메가파섹당 초속 67.8㎞ 전후로 파악됐다. 우주팽창속도란 1메가파섹 떨어진 두 천체가 1초에 멀어지는 거리를 뜻한다. 연구진은 현재 속도라면 98억년 뒤에는 이들 별 사이 거리가 지금보다 두 배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우주팽창속도와 우주 나이를 결정하는 데엔 주로 위성의 우주배경복사 관측 방법이 쓰인다. NASA가 2001년 발사한 우주배경복사탐사위성(WMAP)은 빅뱅 이후 우주에 남은 열인 우주배경복사를 활용해 우주 나이를 137억년으로 관측했고, ESA가 2009년 발사한 플랑크 위성은 138억년이란 값을 내놨다. 이번에 계산된 값은 우주배경복사가 아닌 은하 관측을 통해 이뤄졌다.
과학자들은 이번 발견으로 우주의 대부분을 이루는 ‘암흑에너지’ 연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자들은 우주가 이처럼 점점 빨리 팽창하는 ‘가속 페달’의 정체로 암흑에너지를 지목하고 있다. 이번 결과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 대부분 과학자가 우주의 팽창 속도가 점점 느려진다고 생각해온 지난 100년간 예측을 또 한 번 깨뜨린 연구로 평가된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