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동부 그르노블시에 있는 에어리퀴드의 수소전기차기술연구소를 방문, 현대자동차 투싼 수소전기차에 수소가스를 충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동부 그르노블시에 있는 에어리퀴드의 수소전기차기술연구소를 방문, 현대자동차 투싼 수소전기차에 수소가스를 충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최대 수소충전소(HRS) 구축 업체인 에어리퀴드와 손잡고 수소전기차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박근혜 대통령이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지난 4일(현지시간) 현대차와 에어리퀴드는 프랑스 남동부 그르노블시에 있는 에어리퀴드 기술연구소에서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글로벌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구소에서 브누아 포티에 에어리퀴드사 회장 등의 안내를 받으며 수소전기차에 직접 수소가스를 충전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현대차와 에어리퀴드가 힘을 합치면 수소전기차를 보급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라며 “수소전기차 상용화를 위해 법적·제도적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수소전기차 분야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는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오른쪽부터), 이기상 현대차 환경기술센터장, 피에르 에티엔 프랑 에어리퀴드 미래기술사업 총괄사장 . 연합뉴스
수소전기차 분야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는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오른쪽부터), 이기상 현대차 환경기술센터장, 피에르 에티엔 프랑 에어리퀴드 미래기술사업 총괄사장 . 연합뉴스
◆세계 최대 수소업체와 협력

현대차는 이날 에어리퀴드와 수소전기차 시장 활성화, 청정 신재생에너지로서 수소 활용도 제고, 수소충전소 관련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투싼ix35) 양산에 성공했으며, 에어리퀴드는 전 세계에 초대형 수소가스 생산시설 46개를 운영하고 있는 세계 최대 수소가스 생산 업체다. 업계에선 두 회사가 손잡음에 따라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전기차 보급의 장애물로 꼽히던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리퀴드는 46개의 수소가스 생산시설 외 75개의 수소충전소도 세계에 건설했다. 250여개인 전 세계 수소충전소의 3분의 1가량이 에어리퀴드의 손길을 거친 셈이다. 국내에서 운영 중인 9개의 수소충전소 가운데 세 곳도 에어리퀴드가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2014년 에어리퀴드와 손잡은 도요타는 일본과 미국에 각각 수소충전소를 12개 세웠다”며 “세계 각국 정부가 경유차의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방안으로 수소차 공급을 고려하고 있는 만큼 두 회사의 사업 기회는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신형 수소차 출시

한국 정부도 지난 3일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에서 수소전기차 보급 대수를 2020년에 1만대(충전소 100곳)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소전기차가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탁월한 성능을 보이기 때문이다.

수소전기차는 공기를 정화해 연료전지에 공급하기 때문에 일반 차량에 장착되는 필터보다 성능이 우수한 공기 필터를 탑재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전기차 필터는 공기 중에 퍼져 있는 미세먼지의 99.9%를 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소전기버스 1대는 디젤승용차 40~50대가 뿜어내는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도 2020년까지 줄줄이 신차를 내놓으며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안병기 현대차 연료전지개발실 이사는 “2018년에 성능과 주행거리를 개선한 신형 수소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도 2020년 출시를 목표로 새로운 수소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줄줄이 수소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014년 도요타가 수소전기차 미라이를 선보인 데 이어 올초에는 혼다가 클라리티를 출시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혼다와 수소전기차를 공동개발 중이고 포드자동차는 닛산, 다임러 등과 수소전기차 공동개발 협정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오염이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면서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써야 하는 전기차보다 스스로 발전하는 수소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전기차로 기울던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 새로운 변수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르노블=장진모/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