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속 빈 것들 - 공광규(1960~)
오래전 광화문 어느 길거리에서 맑고 깨끗한 소리에 홀려 그 소리를 찾아다닌 적이 있습니다. 알고 보니 오카리나 소리였는데 사람을 맑은 자리에 들게 하는 그 소리가 탐나 사고야 말았지요. 마음을 욕심으로 빼곡하게 채운 사람에게서는 들을 수 없는 소리. 사람에게서 둔탁한 소리가 나면 부끄러운 일일 것만 같아서 오늘도 내일도 속 빈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아름다운 소리로 울리는 사람은 그의 이름도 아름답습니다.

김민율 시인(2015 한경 청년신춘문예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