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의 충칭 공장 모습. SK(주)는 대만 훙하이그룹과 손잡고 이 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탈바꿈시켰다.
폭스콘의 충칭 공장 모습. SK(주)는 대만 훙하이그룹과 손잡고 이 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탈바꿈시켰다.
기업들이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생산시스템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장 가동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사업 서비스 역량도 대폭 키우고 있다. 중소기업도 최근 스마트공장 구축에 뛰어들며 본격적인 IoT 기반 생산 시대를 열고 있다.

글로벌 생산 현황까지 한눈에 파악

삼성그룹은 전자 SDS SDI 등 전자 계열사를 중심으로 IoT와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생산력 끌어올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공장 설비에 센서를 부착해 일어날 수 있는 생산설비의 모든 변수를 계산하고 제품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송할 수 있는 시간 등을 뽑아내 적용하는 식이다. 제품 개발 과정에도 빅데이터를 적용해 소비자 요구에 다가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100여곳의 공장에 ‘글로벌 제조실행 시스템(G-MES 2.0)’이라는 정보기술(IT) 솔루션을 적용 중이다. 해외 생산법인에서 사용하던 93개의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연계함으로써 균일한 품질로 전 세계 동시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한국에 구축된 종합 상황실에서 글로벌 제조현장을 24시간, 365일 모니터링해 관리한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 생산현장 어디에 있더라도 자재 입고·품질 등도 관리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스마트공장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쏘나타 그랜저 아슬란 등 중대형 승용차를 연간 30만대 생산하는 현대차 아산공장이다.

이 공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스마트 자동차공장으로 꼽힌다. 1996년 완공됐지만 지속적으로 설비를 개선하고 IT를 공정에 접목해 자동화 및 친환경 공정으로 차를 생산하고 있다.

자동차의 뼈대를 생산하는 차체공장에선 로봇 310여개가 용접 과정을 100% 맡고 있다. 6개의 로봇은 136개 포인트에서 실시간 검사해 근로자가 직접 하는 것보다 더 엄격하게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프레스공장, 의장공장 등에서도 국내에서 개발한 로봇, 무인운반차량, 레이저유도차량 등이 활용돼 생산공정의 효율화를 높이고 불량률은 낮췄다. 현대차 관계자는 “로봇과 IT를 활용한 자동 생산과 더불어 맞춤형 생산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스마트공장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IoT·빅데이터 활용해 쇳물 뽑는 스마트제철소

IoT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SK그룹은 SK텔레콤을 비롯한 그룹 주요 계열사가 앞장서 IoT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SK(주)는 중국 충칭에서 대만 훙하이그룹과 손잡고 스마트공장 사업에 들어갔다.

중국 내 훙하이그룹 공장을 대상으로 스마트팩토리 및 ICT 융·복합 보안사업을 벌인다. 중국에 이어 인도 베트남 등 훙하이그룹의 신흥 글로벌 생산 기지로도 스마트공장 사업을 확대해갈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국내 제조업체의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를 ‘스마트제철소’로 변신시키고 있다. 포스코와 계열 IT기업 포스코ICT는 작년 말부터 광양제철소에서 세계 최초로 IoT·빅데이터 등을 이용해 철강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내년까지 후판(두꺼운 철판) 공장에 스마트시스템을 완비하고 여의도 면적 5.5배에 달하는 제철소 전체에 이 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통합관제센터에 앉아 제철소 전체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파악할 수 있다.

한화그룹 주력 계열사인 한화테크윈은 표면실장기술(SMT) 공정에 사용되는 모든 장비에 IoT 기술을 적용했다. 한화테크윈의 티-솔루션은 칩마운터, 스크린 프린터, 검사기 등 실장 공정에 쓰이는 모든 장비를 IoT 기술로 네트워크해 라인 전체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시켜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중소기업도 스마트공장 구축 본격화

중소기업도 스마트공장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생산설비 곳곳에 부착한 센서의 상호작용으로 공정이 자동화된 만큼 생산성은 올라가고 불량률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제조업 혁신 3.0 전략’이 중소기업계에 스마트공장 구축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데 큰 영향을 줬다.

정부는 제조업 구조 개편을 위해 스마트공장 보급에 2020년까지 1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국내 중소·중견기업 공장 1만개를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우선 1000개의 스마트공장을 보급하는 게 목표다.

경기 화성의 금형 열처리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새한진공열처리는 정부 지원금 1억원에 자체 자금 5000만원을 보태 기존 공장을 스마트공장으로 리모델링 중이다. 모든 제조 과정을 IT로 제어할 수 있는 생산운영관리(MES)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금형업체 재영솔루텍 역시 설계도 정보를 디지털화해 금형기계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작업 시간을 10분의 1로 줄였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