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가 이공계 약하다는 편견은 이제 그만"
‘여대는 전통적으로 이공계가 약하다’는 선입견과 달리 이번 이공계 대학 평가에서 이화여대와 숙명여대가 선전했다. 이화여대는 전체 이공계 대학 평가 순위에서 50개 대학 중 24위를, 숙명여대는 35위를 기록했다. 종합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것은 아니지만 부문별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두 대학 모두 이공대 육성 의지가 높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화여대는 1945년 3개 단과대 중 하나였던 행림원에 의학과와 약학과를 신설해 국내 최초로 여성에게 의학과 약학 교육을 시작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2014년에는 글로벌 화학회사인 솔베이의 2150만달러 투자를 유치해 특수화학부문 글로벌 본부 연구개발(R&D)센터를 대학 캠퍼스에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이는 다국적 기업이 국내 대학에 글로벌 R&D센터를 설립한 첫 사례였다.
이화여대는 이번 이공계 평가에서 ‘연구의 질’(10위)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교내 연구비가 많고 교수당 국제학술지 논문 실적이 상위권이다. 국제학술지 영향력도 높다. 연구성과가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숙명여대는 창업 및 취업 지원과 학생 교육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교수당 학생 수, 학생 1인당 장학금, 교수 확보율 등 이공대 교육에 대한 투자를 전반적으로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학교를 중간에 그만두는 학생이 많은 것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올해 개교 110년 만에 공과대학을 개설한 데다 프라임사업(산업 연계 교육 활성화)에 선정돼 이공대 지원을 확대해갈 예정이어서 여건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숙명여대는 여대 중에 유일하게 대형 프라임사업에 선정됐다. 프라임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앞으로 3년간 총 450억원, 연간 150억원의 정부 재정 지원을 받는다. 아울러 올해 화공생명공학부와 IT공학과 등 2개 전공으로 출범한 공과대학을 내년 총 5개 학부 8개 전공으로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