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융 주도 구조조정 이후 조선과 해운업의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 발주 물량을 늘려 상생을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화주(貨主) 기업은 국적선사 운송 비중을 높이고, 해운회사는 국내 조선회사에 대한 선박 발주 물량을 늘리는 식으로 내수 비중을 확대해 불황에도 견딜 기초체력을 기르자는 취지에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7일 “일본 중국 등은 자국선사·조선소 이용 비중이 높아 불황기를 상대적으로 잘 버티는 데 비해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며 “국내 화주-국적선사-조선소 간 발주 물량을 늘리는 식으로 상생을 유도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초부터 발전회사 등 공기업을 대상으로 국내 조선소에 새로 발주할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 수요 파악에 나섰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내 화주의 국적선사 이용 비중은 10% 정도로 일본(62%)보다 훨씬 낮다. 국적선사의 국내 조선소 선박 발주량도 전체 수주 잔량의 10% 선으로 일본·중국(20~30%대)에 못 미친다. 이와 관련, 정부는 화주-해운사 간 상생협약을 추진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 중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