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산업계 관점 순위 분석
경영·SW·디자인까지 가르쳐…산업현장 원하는 인재 양성
산학협동 2위는 서울대·서강대…대학 기술지주회사 성과 속속
연세대 작년 매출 237억 '최다', 고려대 3위…충북대 6위 올라
기업 눈높이 맞춘 교육과정 집중
한국경제신문이 전문조사업체인 글로벌리서치와 공동으로 조사한 ‘2016 이공계 대학평가’에서 성균관대는 산학협동 및 기술실용화 부문에서 1위(40점)에 꼽혔다. 서울대(38점)와 서강대(38점)가 공동 2위에 올랐고 연세대(35점) 한양대(34점)가 그 뒤를 이었다. 산학협력은 프라임사업(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 선정에서 알 수 있듯 요즘 대학가의 화두여서 관심이 집중됐다.
성균관대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이른바 ‘SKY’ 대학을 앞지른 것은 산업계 수요에 맞춘 교과과정을 적극적으로 마련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성균관대는 올해 신입생을 대상으로 ‘컴퓨팅적 사고’를 필수 이수과목으로 지정해 가르치고 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이공대와 정보통신대에선 삼성전자, 삼성SDS 등과의 협력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목 개발에 중점을 맞춰왔다”고 말했다.
‘산학협력 1번지’로 자리매김한 성균관대는 △이공계 특허 출원 및 등록 실적 △이공계 기술이전 수입액 △기술지주회사 및 자회사 총매출 △산학협력단 고용 인원 △산학협력 중점교수 비율 등 5개 평가 지표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산학협력단 고용 인원(2위)과 이공계 기술이전 수입액(6위)에서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기술이전 수입액은 37억5000만원으로, 2004년 대비 16배 급증했다. 2012년 ‘꿈의 소재’ 그래핀, 2013년 해수담수화, 2014년 차세대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등의 분야에서 매년 대형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지난해 지식재산권 출원은 500건, 등록은 427건에 달했다.
연세대, 기술지주 매출 1위
산학협동을 강화하면서 대학과 기업의 경계가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 대학이 산학협력단이 보유한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하거나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면서 중소·벤처기업 규모의 성과를 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연세대 기술지주회사와 자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37억원으로 집계됐다. 50개 주요 대학 중 1위다. 연세대는 지주회사 산하에 16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에만 4개의 자회사를 설립했다. 웨어러블 기기업체 웨어롬, 기술 마케팅 회사 TNC, 반도체 공정업체 아이테크유, 줄기세포 전문업체 스템모어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성종혁 약학과 교수가 10년간의 줄기세포 연구를 바탕으로 설립한 스템모어는 모발 재생 효과가 있는 탈모 치료제 개발에 나서 주목받았다. 이 회사가 개발한 ‘밤송이 샴푸’는 지난 3월 상용화됐다. 연세대 관계자는 “2011년 기술지주회사 설립 이후 전담인원을 11명까지 늘려 자회사 투자 노하우를 쌓고 있다”며 “올해에도 3건가량의 아이템에 투자하려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대가 연세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와 자회사 매출은 지난해 156억원이었다. 2008년 10월 설립한 서울대 기술지주회사는 창업보육센터, 차세대융합기술원 등에서 자회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서강대(매출 105억원)와 고려대(87억원)도 각각 3, 4위를 기록해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역거점대학 중에선 충북대(6위)와 강원대(7위)가 나란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강원대는 지역 특색에 맞는 사업 아이템을 발굴한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으로 강원대의 자회사 에코포리스트는 각종 산림부산물을 이용한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