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이공계 대학 평가] 서울대, 국제학술지 영향력 1위…연구비 10년 지원 '파격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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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코리아
(3) 연구의 질 순위 분석
서울대, 젊은 교수 중심 개혁
단기보다 중장기 성과 중시…연구 양보다 역량·잠재력 평가
국제영향력 연대 2위·성대 3위
성대, SCI급 논문 올려야 졸업…포스텍은 기업 응용 연구 많아
(3) 연구의 질 순위 분석
서울대, 젊은 교수 중심 개혁
단기보다 중장기 성과 중시…연구 양보다 역량·잠재력 평가
국제영향력 연대 2위·성대 3위
성대, SCI급 논문 올려야 졸업…포스텍은 기업 응용 연구 많아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나노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힌다. 국내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장과 미국화학회저널 부편집장을 맡고 있다. 국제 학술정보를 서비스하는 톰슨로이터는 올해 초 현 교수를 화학과 재료과학 2개 분야에서 ‘세계 상위 1% 연구자’로 선정했다. 현 교수는 2004년 균일한 나노 입자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세계적인 학자로 떠올랐다. 나노소재 제조와 응용 분야에서 그가 작성한 논문 270여편은 3만2000회 이상 인용됐다.
서울대, 공대 개혁 가속
서울대는 ‘국제 학술지 영향력’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30.0점)를 기록했다. 현 교수와 같이 국제 학계에서 인정받는 석학들이 버팀목이 되고 있다. 2위 연세대(23.9점)와 3위 성균관대(22.2점)를 큰 점수차로 따돌렸다.
학계에선 서울대 공대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대 공대의 젊은 교수들을 중심으로 자기반성이 일면서 ‘연구의 질’을 높이는 개혁 조치들이 단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에서도 연구 논문 수만 늘고 있다는 위기감이 높았다. 지난해 ‘서울대 공과대학 백서’도 자기반성 성격으로 발간됐다. 백서에선 서울대를 “야구에서 번트를 친 후 간신히 1루에 진출하는 타자”로 비유했다. 그러면서 “만루홈런(탁월한 연구 성과)이 없다”고 자기비판을 했다. 이어 △교수평가에서 연구의 양보다 질적 측면 중시 △경직된 목표 위주의 연구비 지원 개선 △다양한 배경 연구진의 협업 환경 조성 등의 목표를 제안했다.
이후 서울대 공대의 개혁은 가속도가 붙었다. 올해부터 매년 공대 교수 중 3명에게 10년에 걸쳐 1인당 연구비로 3억원(연 3000만원)을 지원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교수들이 단기 성과에 급급해 하지 않고 한 연구 주제에 오래 매진해 성과를 내보자는 취지다. 지난 3월 정교민(전기정보공학부), 박형민(기계항공공학부), 이원보(화학생물공학부) 등 30~40대 교수 3명이 프로젝트 대상자로 선정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지원 대상 선정에서 발표 논문 수나 피인용 지수 등 양적 지표를 빼고 교수 역량과 잠재성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교수 승진과 신규 임용을 할 때도 논문의 질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남경필 서울대 연구부학장은 “신임 교수 임용 때 대표 논문 2~3편을 놓고 외부 전문가가 집중 검증한다”며 “교수의 정년보장 심사에선 해당 분야 외국 권위자의 추천서를 받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논문 수가 요건을 만족해도 질적인 성과가 부족해 승진에서 탈락하는 교수들이 늘고 있다는 게 서울대의 설명이다.
이 대학은 지난 3월 연세대 고려대 KAIST 포스텍 등 주요 대학과 함께 정부의 연구평가 시스템에 정성평가를 전면 도입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서울대는 교수당 국제학술지 논문 수(5위), 교수당 대외 연구비(2위)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성균관대 “4년간 공대 교수 60명 늘어”
‘교수당 국제학술지 논문 수’ 분야에선 성균관대가 1위(30.0점)를 기록했다. 교수 한 명당 매년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OPUS(우수학술논문인용지수)급 학술지에 평균 1.29편을 등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능력 있는 신임 교수를 대폭 늘려 논문의 질을 개선하고 건수도 증가했다는 게 성균관대 분석이다. 송성진 성균관대 공대 학장은 “등록금 동결 속에서 최근 4년간 공대 교수만 60명가량 늘어났다”며 “재단의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학은 공대 학생을 위한 논문 교육이 강조된다. 모든 대학원생은 ‘논문작성법과 연구윤리’ 과목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2014년 신설된 글로벌바이오메디컬엔지니어링학과 학부생들은 SCI급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한 편 이상 올려야 졸업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도교수는 1학년 때부터 학생들을 1 대 1로 지도한다.
고려대도 교수당 국제학술지 논문 수(2위), 국제학술지 영향력(4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진우 고려대 공대 학장은 “교수 정기 승진에는 논문의 양이 강조되지만 신규 교수 채용과 인센티브 지급에 있어선 질적인 면을 많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의 질’ 종합 부문 2위인 포스텍은 기업에서 쉽게 연구 성과를 응용할 수 있는 논문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내 ‘철강대학원’ 교수들은 포스코그룹 일원으로 간주돼 관련 연구를 한다. 반대로 포스코의 중견 연구원들은 1~2년간 철강대학원에 파견돼 연구하기도 한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서울대, 공대 개혁 가속
서울대는 ‘국제 학술지 영향력’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30.0점)를 기록했다. 현 교수와 같이 국제 학계에서 인정받는 석학들이 버팀목이 되고 있다. 2위 연세대(23.9점)와 3위 성균관대(22.2점)를 큰 점수차로 따돌렸다.
학계에선 서울대 공대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대 공대의 젊은 교수들을 중심으로 자기반성이 일면서 ‘연구의 질’을 높이는 개혁 조치들이 단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에서도 연구 논문 수만 늘고 있다는 위기감이 높았다. 지난해 ‘서울대 공과대학 백서’도 자기반성 성격으로 발간됐다. 백서에선 서울대를 “야구에서 번트를 친 후 간신히 1루에 진출하는 타자”로 비유했다. 그러면서 “만루홈런(탁월한 연구 성과)이 없다”고 자기비판을 했다. 이어 △교수평가에서 연구의 양보다 질적 측면 중시 △경직된 목표 위주의 연구비 지원 개선 △다양한 배경 연구진의 협업 환경 조성 등의 목표를 제안했다.
이후 서울대 공대의 개혁은 가속도가 붙었다. 올해부터 매년 공대 교수 중 3명에게 10년에 걸쳐 1인당 연구비로 3억원(연 3000만원)을 지원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교수들이 단기 성과에 급급해 하지 않고 한 연구 주제에 오래 매진해 성과를 내보자는 취지다. 지난 3월 정교민(전기정보공학부), 박형민(기계항공공학부), 이원보(화학생물공학부) 등 30~40대 교수 3명이 프로젝트 대상자로 선정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지원 대상 선정에서 발표 논문 수나 피인용 지수 등 양적 지표를 빼고 교수 역량과 잠재성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교수 승진과 신규 임용을 할 때도 논문의 질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남경필 서울대 연구부학장은 “신임 교수 임용 때 대표 논문 2~3편을 놓고 외부 전문가가 집중 검증한다”며 “교수의 정년보장 심사에선 해당 분야 외국 권위자의 추천서를 받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논문 수가 요건을 만족해도 질적인 성과가 부족해 승진에서 탈락하는 교수들이 늘고 있다는 게 서울대의 설명이다.
이 대학은 지난 3월 연세대 고려대 KAIST 포스텍 등 주요 대학과 함께 정부의 연구평가 시스템에 정성평가를 전면 도입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서울대는 교수당 국제학술지 논문 수(5위), 교수당 대외 연구비(2위)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성균관대 “4년간 공대 교수 60명 늘어”
‘교수당 국제학술지 논문 수’ 분야에선 성균관대가 1위(30.0점)를 기록했다. 교수 한 명당 매년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OPUS(우수학술논문인용지수)급 학술지에 평균 1.29편을 등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능력 있는 신임 교수를 대폭 늘려 논문의 질을 개선하고 건수도 증가했다는 게 성균관대 분석이다. 송성진 성균관대 공대 학장은 “등록금 동결 속에서 최근 4년간 공대 교수만 60명가량 늘어났다”며 “재단의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학은 공대 학생을 위한 논문 교육이 강조된다. 모든 대학원생은 ‘논문작성법과 연구윤리’ 과목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2014년 신설된 글로벌바이오메디컬엔지니어링학과 학부생들은 SCI급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한 편 이상 올려야 졸업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도교수는 1학년 때부터 학생들을 1 대 1로 지도한다.
고려대도 교수당 국제학술지 논문 수(2위), 국제학술지 영향력(4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진우 고려대 공대 학장은 “교수 정기 승진에는 논문의 양이 강조되지만 신규 교수 채용과 인센티브 지급에 있어선 질적인 면을 많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의 질’ 종합 부문 2위인 포스텍은 기업에서 쉽게 연구 성과를 응용할 수 있는 논문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내 ‘철강대학원’ 교수들은 포스코그룹 일원으로 간주돼 관련 연구를 한다. 반대로 포스코의 중견 연구원들은 1~2년간 철강대학원에 파견돼 연구하기도 한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