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렌털 서비스' 시장 연 10%대 성장…안정적 수익모델 장점
‘공유경제’는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자원 활용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저성장 시대에 주목받고 있다. 공유경제의 대표적 산업인 ‘렌털 서비스’는 대여 기간만큼 비용을 지급하는 거래모델로 공유경제 중 가장 보편화된 형태다. 국내 렌털 서비스 시장은 15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해마다 12%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소유’라는 과거 소비의 패러다임이 제품과 서비스의 ‘공유’와 시간의 ‘향유’로 변화하면서 국내 생활가전 유통 시장 내에서 렌털 서비스도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연 12% 성장하는 렌털산업

소비자에게 공유경제 시스템은 저렴한 거래 비용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필요한 때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공유경제 시스템에서의 거래는 기업(대여자)과 소비자(이용자) 간 직거래로 유통마진이 제거될 수 있다. 필요한 기간만큼만 대여할 수 있어 불필요한 비용 발생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LG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공유하고 싶은 재화 목록에 대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자제품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생활가전 등 전자제품의 렌털 비즈니스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공유경제는 정보기술(IT) 플랫폼을 통한 거래의 편리함을 강점으로 기존 소유 경제에서는 거래될 수 없었던 재화, 서비스, 무형자원까지 거래자원의 범주가 확대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재화의 경우 절판된 책과 음반 등이 소유자에게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은 채 보관돼 가치가 사장된 때가 많다. 그러나 공유경제를 통하면 더 이상 판매되지 않는 재화들이 거래될 수 있다. 또 공유경제 고객군은 소유경제의 재화와 서비스에 불만족했던 고객군과 소유경제에서는 비용 부담으로 구매를 포기했던 고객군까지 모두 수용할 수 있어 신규 수요 시장 확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초기 장벽 높지만 지속적인 현금 유입

기업이 공유경제 시스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두 번째 효용은 안정적인 수익과 현금흐름 창출이다. 렌털 비즈니스는 사업 초기 상품 매입과 서비스 조직 및 브랜드 구축에 따른 대규모의 투자가 따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투입되는 자본 등이 감소하고 현금 유입은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하게 된다.

렌털 기업들은 네트워크 효과를 얻기 위해 사용자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많은 가입자를 확보해야 이를 바탕으로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서는 거래 물품의 품질과 거래 주체에 대한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통 렌털 전문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는 최소 3년 이상 장기적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수익 창출의 핵심이다. 대표적인 렌털 서비스 기업인 코웨이는 제품판매와 정기적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디(Coway Lady) 시스템을 활용한 판매와 가구당 중복구매율 증대로 고객의 사용기간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가전제품 소비 행태의 구조적인 변화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구매력이 높고 트렌드에 민감한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소형 생활가전 시장이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미세먼지 등 환경 이슈가 부각되면서 여러 가지 기능을 복합적으로 겸비한 프리미엄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전제품이 소비자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헬시 가전’으로도 진화하고 있다. 또 소비자들의 니즈가 점차 세분화됨에 따라 기존 대형 가전제품의 기능을 보강해 주거나 틈새수요를 충족해 주는 ‘세컨드 가전’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나아가 향후 렌털 비즈니스와 사물인터넷(IoT)과의 결합은 소비자들에게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렌털 서비스 프리미엄화(P의 증가)와 네트워크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IoT는 소비자의 몸 상태와 집안의 환경을 측정하고 이에 알맞은 생활패턴을 제시하는 기술이다. 국내 IoT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33% 성장해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렌털 서비스 기업에 IoT 관련 신사업은 오랜 기간 구축된 보유 계정을 통한 빅테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프리미엄급 스마트 가전 제품의 보급률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중국 내 대기오염 및 식품위생 관련 이슈가 지속적으로 부각되는 가운데 중국 소비자들의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 부문의 렌털사업은 높은 성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 밖에 식기세척기와 녹즙기, 비데 등 다양한 생활가전 제품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 렌털 서비스 기업들의 중국시장 신규 진출 시 수혜가 예상된다.

양지혜 <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jihye.yang@merit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