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뺏기면 뺏어온다"…로펌들 '베트남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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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로펌 5곳 진출
팀원 몽땅 빼앗긴 D로펌…사무소 철수 위기 겪기도
사건 가로채기도 성행
저가 경쟁에 무료 수임도
"해외서 공생해야 하는데 인력 빼가기는 공멸 초래"
팀원 몽땅 빼앗긴 D로펌…사무소 철수 위기 겪기도
사건 가로채기도 성행
저가 경쟁에 무료 수임도
"해외서 공생해야 하는데 인력 빼가기는 공멸 초래"
국내 대형 로펌 중 한 곳인 A로펌은 지난달 말 B로펌 베트남 하노이사무소 현지 변호사인 S씨를 스카우트했다. A로펌은 올초 호찌민에 이어 하노이에 사무소를 열며 베트남 법률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B로펌은 지난해에도 호찌민 현지 변호사를 대형 로펌인 C사에 빼앗겼다.
C로펌 역시 지난해부터 베트남을 비롯해 해외 법률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2년 사이 인재 두 명을 연달아 뺏긴 B로펌 대표변호사는 10일 “수년간 현지 변호사를 교육해 이제 손발이 척척 맞게 됐는데 하루아침에 숙련된 인력을 빼앗겼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국내 로펌의 해외 법률시장 진출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함께 성장할 수 있지 이런 식으로 다른 로펌이 키워놓은 인력을 쏙 빼가면 결국 공멸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국내 로펌의 베트남 법률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로펌 간 인력 스카우트 전쟁이 뜨겁다.
로펌들은 베트남의 법률 수요가 늘자 잇달아 현지 사무소를 열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호찌민과 하노이에 해외지사를 세운 국내 로펌은 다섯 곳이다. 추가로 대형 로펌 두 곳이 진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은 중국에 이은 한국 기업들의 생산 거점이자 인구 9300만명 이상인 소비시장으로 떠오르며 국내 기업의 진출이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 D로펌은 인력난 때문에 베트남 사무소를 철수할 뻔한 위기를 겪었다. C로펌이 베트남 사무소를 열면서 D로펌의 팀장급 외국 변호사와 팀원 다섯 명을 데려갔기 때문이다. C로펌 측은 “D로펌에 불만이 있는 변호사들이 먼저 이직을 타진해와 검토 끝에 받아들인 것뿐”이라고 일축했다. C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외국 변호사들은 현재 D로펌과 같은 건물에서 층만 달리한 채 명함을 바꿔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의 인력 이동도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시장경쟁 논리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변호사들이 로펌을 옮기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해외사무소라고 해서 옮기지 말아야 한다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해외사무소는 인력 풀 자체가 작기 때문에 이로 인한 타격이 크다는 게 현지 변호사들의 설명이다. 한 로펌 대표변호사는 “해외사무소에 젊은 변호사를 보내고 싶어도 막상 손을 드는 사람이 적다”고 하소연했다.
E로펌은 3년간 지사장급 변호사 세 명이 연달아 바뀌어서 의뢰인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베트남에 7년째 주재하고 있는 한 미국 변호사는 “각계각층의 현지인과 오랜 기간 신뢰를 쌓으며 인맥을 넓혀야 해외시장을 조금씩 개척할 수 있다”며 “1~2년만 근무하다 한국으로 돌아갈 변호사에게 어떤 의뢰인이 사건을 들고 가겠느냐”고 지적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무료나 저가 수임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한 대형 로펌은 베트남 정부기관 측에 무료로 자문해줄 테니 다음 사건 계약을 맺자고 마케팅을 펼쳐 다른 로펌의 자문 건을 중간에서 가로챈 것으로 전해졌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C로펌 역시 지난해부터 베트남을 비롯해 해외 법률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2년 사이 인재 두 명을 연달아 뺏긴 B로펌 대표변호사는 10일 “수년간 현지 변호사를 교육해 이제 손발이 척척 맞게 됐는데 하루아침에 숙련된 인력을 빼앗겼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국내 로펌의 해외 법률시장 진출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함께 성장할 수 있지 이런 식으로 다른 로펌이 키워놓은 인력을 쏙 빼가면 결국 공멸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국내 로펌의 베트남 법률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로펌 간 인력 스카우트 전쟁이 뜨겁다.
로펌들은 베트남의 법률 수요가 늘자 잇달아 현지 사무소를 열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호찌민과 하노이에 해외지사를 세운 국내 로펌은 다섯 곳이다. 추가로 대형 로펌 두 곳이 진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은 중국에 이은 한국 기업들의 생산 거점이자 인구 9300만명 이상인 소비시장으로 떠오르며 국내 기업의 진출이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 D로펌은 인력난 때문에 베트남 사무소를 철수할 뻔한 위기를 겪었다. C로펌이 베트남 사무소를 열면서 D로펌의 팀장급 외국 변호사와 팀원 다섯 명을 데려갔기 때문이다. C로펌 측은 “D로펌에 불만이 있는 변호사들이 먼저 이직을 타진해와 검토 끝에 받아들인 것뿐”이라고 일축했다. C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외국 변호사들은 현재 D로펌과 같은 건물에서 층만 달리한 채 명함을 바꿔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의 인력 이동도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시장경쟁 논리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변호사들이 로펌을 옮기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해외사무소라고 해서 옮기지 말아야 한다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해외사무소는 인력 풀 자체가 작기 때문에 이로 인한 타격이 크다는 게 현지 변호사들의 설명이다. 한 로펌 대표변호사는 “해외사무소에 젊은 변호사를 보내고 싶어도 막상 손을 드는 사람이 적다”고 하소연했다.
E로펌은 3년간 지사장급 변호사 세 명이 연달아 바뀌어서 의뢰인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베트남에 7년째 주재하고 있는 한 미국 변호사는 “각계각층의 현지인과 오랜 기간 신뢰를 쌓으며 인맥을 넓혀야 해외시장을 조금씩 개척할 수 있다”며 “1~2년만 근무하다 한국으로 돌아갈 변호사에게 어떤 의뢰인이 사건을 들고 가겠느냐”고 지적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무료나 저가 수임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한 대형 로펌은 베트남 정부기관 측에 무료로 자문해줄 테니 다음 사건 계약을 맺자고 마케팅을 펼쳐 다른 로펌의 자문 건을 중간에서 가로챈 것으로 전해졌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