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의 놀이동산으로 자리매김한 '메가웹' 출입구. '도요타 시티 쇼케이스'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사진=김정훈 기자)
도요타자동차의 놀이동산으로 자리매김한 '메가웹' 출입구. '도요타 시티 쇼케이스'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사진=김정훈 기자)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우리의 생활 속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내차와 수입차 간의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한경닷컴은 다양한 자동차 산업의 이야기(카톡)를 까놓고 얘기할 수 있는(까톡) 칼럼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 김정훈 기자 ]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도쿄 시내 오다이바에 '메가웹(MEGA WEB)'이라는 자동차 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 전역에서 도쿄에만 있는 이 곳은 연간 50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는 대표적인 자동차 체험 놀이동산으로 꼽힌다.

지난 8일 찾은 메가웹은 평일 오후 시간에도 매장 안에 사람들이 붐볐다. 여기선 도요타 승용차의 전시 및 시승, 레이싱 카트의 시승 체험이나 드라이빙 시뮬레이션 게임도 즐길 수 있다. '보고 타고 느끼고' 그야말로 자동차 관련 놀이와 문화를 체험하는 곳이다.

[김정훈의 카톡까톡] '한국판 메가웹' 만드는 현대차에 바란다
메가웹은 1999년 3월 문을 연 이후 2015년까지 약 9800만 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작년에만 596만명이 메가웹을 방문할 만큼 일본인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이 즐겨 찾는다. 이제는 일본관광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은 도쿄의 명물로 유명해졌다.

도요타의 한 직원은 "메가웹은 아빠와 함께 놀러 온 아이가 나중에 성인이 돼서도 자연스레 찾게 되는, 추억과 즐거움을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나누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인근에 짓고 있는 복합건물(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바로 '한국판 메가웹'을 예고하고 있는 시설이다. 현대차는 내년 초에 도요타의 메가웹 같은 복합 자동차 체험공간을 개장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체험공간 외에도 국산차 회사 최초의 '자동차 박물관' 역할을 해줄 이 시설은 연면적 1만6719㎡(약 5058평) 용지에 지상 9층, 지하 5층 총 14층 규모로 지어진다. 현대차 전시관, 서비스센터, 시승체험시설, 각종 부대시설 등이 들어선다.
메가웹 1층 쇼룸. 다양한 도요타자동차 모델을 전시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김정훈 기자)
메가웹 1층 쇼룸. 다양한 도요타자동차 모델을 전시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김정훈 기자)
오랫동안 국내에선 '오토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잘 만들어진 테마파크가 없었다. 독일이나 일본 등 자동차 선진국이 오래 전부터 꾸려왔던 체험 시설이 내년이면 한국에서도 만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그동안 덩치를 키우느라 국내외 시장에서 팔기에 급급하던 현대차가 글로벌 800만대 생산·판매 규모로 올라선 시점에서 고객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하는 시각의 전환으로 볼 수 있다.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만큼 현대차가 준비해야 될 것들도 많을 것이다.

도요타는 메가웹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브랜드 체험시설로 투자한 것이지, 수익을 내기 위해 만들어 놓진 않았다. 현대차도 이러한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한국인 말고도 해외에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한 번쯤 가보고 싶은 '자동차 놀이동산'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한 시설 투자가 될 수 있다.

현대차의 고양 테마파크가 잘 만들어진다면 20~30대 젊은층이 갖고 있는 '안티 현대' 여론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 단지 해외 사례를 그대로 모방하는 수준에서 그치기 보단 현대차 브랜드만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으로 탄생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메가웹을 찾은 한 20대 여성이 자동차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면서 즐거운 웃음을 보였던 게 지금도 생생하다. 그 여성의 행복한 미소는 도요타가 메가웹을 만든 이유를 잘 말해주는 듯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도요타가 올해 부산모터쇼에서 공개한 친환경차 'i로드'가 메가웹 2층에 전시돼 있다. (사진=김정훈 기자)
도요타가 올해 부산모터쇼에서 공개한 친환경차 'i로드'가 메가웹 2층에 전시돼 있다. (사진=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