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운용 ETF '홍콩대첩'
삼성자산운용이 글로벌 운용회사들을 제치고 홍콩증시에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상장했다. 홍콩증시에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상장한 것은 처음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를 계기로 범(汎)중화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삼성자산운용은 13일 홍콩증권거래소에 코스피200과 일본 토픽스지수 일간수익률의 두 배를 따라가도록 설계된 레버리지 ETF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인버스 ETF를 상장했다. 삼성코스피200레버리지, 삼성코스피200인버스, 삼성토픽스레버리지, 삼성토픽스인버스 등 4종이다.

이날 상장식에는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사진 오른쪽)와 줄리아 렁 홍콩증권감독위원회(SFC) 투자상품부 총괄대표 등이 참석했다. 구 대표는 “국내 ETF시장을 개척하고 성장시킨 역량을 바탕으로 홍콩 및 중국 본토 시장에 혁신적인 상품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 외 5개 글로벌 운용사가 홍콩증시에 레버리지 ETF 및 인버스 ETF를 상장하기 위해 경쟁했다. 이 중 삼성자산운용이 가장 먼저 상품을 올렸다. 3년간 노력의 결실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홍콩 금융당국은 당초 파생형 ETF를 상장하는 것에 부정적이었다. 일반 투자자가 투자하기엔 다소 위험하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자산운용은 배재규 패시브본부장 등을 앞세워 2013년부터 약 2년에 걸쳐 홍콩 금융당국을 설득했다. 그 결과 지난해 2월 홍콩증시 최초로 지수선물을 이용한 파생형 ETF 2종을 상장한 데 이어 올 4월에는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한 서부텍사스산원유(WTI)선물 ETF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삼성자산운용은 ETF 상품을 앞세워 범중화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중국의 ETF 시장 규모는 약 85조원으로 국내(20조원)의 네 배에 이른다. 2020년께는 180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배 본부장은 “최종 목표는 중국지수와 홍콩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을 만들어 상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