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여성복의 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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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SPA에 밀리고 ● 온라인 브랜드 약진 ● 명품 판매 증가
토종브랜드 '넛크래커 신세'
가격·디자인 경쟁력 떨어져
'르샵' 현우인터, 법정관리
모그·쿠아·르윗 사업 철수
토종브랜드 '넛크래커 신세'
가격·디자인 경쟁력 떨어져
'르샵' 현우인터, 법정관리
모그·쿠아·르윗 사업 철수
여성복 브랜드 ‘르샵’은 한때 ‘여대생 인지도 1위’에 꼽힐 만큼 인기가 있었다. 매출이 2010년 1000억원을 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상황이 어려워졌다. 자라 등 해외 제조·직매형(SPA) 업체가 국내 시장을 잠식했다. 또 다른 중저가 시장인 홈쇼핑과 인터넷에서는 무명 디자이너브랜드가 약진했다. 르샵은 설 자리를 잃었다. 르샵을 운영하는 현우인터내셔날은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르샵의 법정관리 신청은 국내 중견 의류업체들이 처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시장 양극화에 넛크래커 신세
대표적 중견 여성복 업체인 신원도 고전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0%가량 줄었다. 순이익은 9억원에서 12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여성복 브랜드 숲, 스위트숲을 운영하는 동광인터내셔날의 매출도 2011년 1988억원에서 지난해 1113억원으로 4년 새 44% 줄었다.
브랜드를 철수하거나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사례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LF와 코오롱FnC는 2014년 각각 ‘모그’와 ‘쿠아’ 사업을 접었다. 작년에는 데코앤이가 여성 영캐주얼 브랜드 ‘나인식스뉴욕’의 백화점 입점 매장을 모두 철수했다. ‘사틴’을 운영하는 와이케이038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올해 들어선 시선인터내셔널이 여성복 브랜드 ‘르윗’ 사업을 접었다. 롯데백화점 글로벌패션사업본부도 여성복 ‘타스타스’ 사업을 중단했다.
의류업체 관계자는 “중저가 시장에서는 SPA 업체와 무명 브랜드에 밀리고, 여유가 있는 소비자들은 아예 고가 시장으로 옮겨가 중견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품 업체들에는 디자인과 브랜드에서 밀리고, 가격경쟁력은 저가 브랜드보다 못하다는 얘기다.
◆고가 브랜드·SPA 등은 성장
중견업체들의 시장을 빼앗은 명품·고가 브랜드와 초저가 브랜드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타임’ ‘마인’ 등 고가 브랜드를 갖고 있는 한섬은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으로 인수된 뒤 브랜드를 고급화하는 매스티지(대중명품) 전략을 밀고 나갔다. 작년 매출은 20% 증가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고가 여성복 브랜드 ‘구호’는 올해 5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 늘었다. 해외 SPA 브랜드인 유니클로는 작년 국내 매출이 24.7% 늘며 1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45.2% 늘었다. 삼성물산 SPA 브랜드인 에잇세컨즈는 올 들어 매출이 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온라인 쇼핑몰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의류제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나인(옛 나인걸), 난닝구, 스타일난다 등 업체들은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스타일난다 매출은 2012년 358억원에서 2014년 1155억원으로 2년 만에 3배 이상으로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인기가 높던 브랜드가 시장에서 퇴출되는 사례가 속출함에 따라 업체들 사이에서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대표적 중견 여성복 업체인 신원도 고전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0%가량 줄었다. 순이익은 9억원에서 12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여성복 브랜드 숲, 스위트숲을 운영하는 동광인터내셔날의 매출도 2011년 1988억원에서 지난해 1113억원으로 4년 새 44% 줄었다.
브랜드를 철수하거나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사례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LF와 코오롱FnC는 2014년 각각 ‘모그’와 ‘쿠아’ 사업을 접었다. 작년에는 데코앤이가 여성 영캐주얼 브랜드 ‘나인식스뉴욕’의 백화점 입점 매장을 모두 철수했다. ‘사틴’을 운영하는 와이케이038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올해 들어선 시선인터내셔널이 여성복 브랜드 ‘르윗’ 사업을 접었다. 롯데백화점 글로벌패션사업본부도 여성복 ‘타스타스’ 사업을 중단했다.
의류업체 관계자는 “중저가 시장에서는 SPA 업체와 무명 브랜드에 밀리고, 여유가 있는 소비자들은 아예 고가 시장으로 옮겨가 중견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품 업체들에는 디자인과 브랜드에서 밀리고, 가격경쟁력은 저가 브랜드보다 못하다는 얘기다.
◆고가 브랜드·SPA 등은 성장
중견업체들의 시장을 빼앗은 명품·고가 브랜드와 초저가 브랜드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타임’ ‘마인’ 등 고가 브랜드를 갖고 있는 한섬은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으로 인수된 뒤 브랜드를 고급화하는 매스티지(대중명품) 전략을 밀고 나갔다. 작년 매출은 20% 증가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고가 여성복 브랜드 ‘구호’는 올해 5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 늘었다. 해외 SPA 브랜드인 유니클로는 작년 국내 매출이 24.7% 늘며 1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45.2% 늘었다. 삼성물산 SPA 브랜드인 에잇세컨즈는 올 들어 매출이 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온라인 쇼핑몰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의류제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나인(옛 나인걸), 난닝구, 스타일난다 등 업체들은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스타일난다 매출은 2012년 358억원에서 2014년 1155억원으로 2년 만에 3배 이상으로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인기가 높던 브랜드가 시장에서 퇴출되는 사례가 속출함에 따라 업체들 사이에서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