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챔피언 가리자"…톱3, 메이저 격돌
러프는 발목이 잠길 정도로 풀이 무성하다. 페어웨이는 좁고 전장은 길다. 18개홀에 210개의 벙커가 늘어서 있다. 홀당 12개꼴이다. 3번홀과 4번홀 사이에 있는 102야드 길이의 ‘교회 의자 벙커’는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메이저대회 제116회 US오픈(총상금 1000만달러)이 열리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CC(파70·7219야드)는 난코스로 악명이 높다. 2007년 US오픈에서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는 5오버파로 우승했다.

17일(한국시간) 이곳에서 ‘빅3’가 맞붙는다.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와 그를 끌어내리려는 2위 조던 스피스(미국),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다. 최대 난코스로 지목되는 288야드짜리 8번홀(파3)이 승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올 시즌 최강자는 데이다. 지금까지 3개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물오른 기량을 보이는 그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지난해 PGA챔피언십에 이어 통산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수확하게 된다.

지난해 US오픈 우승자 스피스는 2연패 사냥에 나선다. 그는 지난 4월 마스터스에서 쿼드러플 보기로 역전패하며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절치부심하던 스피스는 지난달 말 고향 텍사스에서 열린 딘앤드델루카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2승을 올리며 샷 감각과 자신감을 되찾았다. 지난 대회에서 신들린 퍼팅을 선보인 스피스에게 언더파 스코어 작성이 어려운 오크몬트는 유리한 코스다. 그의 홀당 평균 퍼팅 수는 1.68개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1위다.

매킬로이는 빅3 중 메이저 다승왕(4승)이다. 2011년 US오픈을 정복한 경험도 있다. 그는 지난달 유럽프로골프(EPGA)투어 아이리시오픈에서 우승하며 예열을 마쳤다.

빅3와 함께 ‘필드 위의 신사’ 필 미켈슨(미국)의 한풀이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지금까지 US오픈에서 여섯 차례나 2위에 올랐지만 정상은 밟지 못했다. 한국은 안병훈(25·CJ그룹)과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 강성훈(29)이 도전장을 내민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