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 & Point] 변화에 저항하는 직원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기업들의 핵심 키워드는 변화와 혁신이다. 사람도 살아있는 한 끝없이 변화를 해야 하듯 기업도 존재하는 한 변화와 혁신이라는 숙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비즈니스위크는 최근 해임된 최고경영자(CEO) 1078명의 해임 사유를 조사한 결과 31%가 변화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변화 프로젝트의 최대 80%는 실패로 끝났다고 한다. 변화관리에 실패해 해임된 고위 임원들은 모두 과거엔 변화와 혁신에 두각을 나타냈던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새로운 변화관리에 실패했다. 예전의 변화관리 방식이 새로운 변화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변화를 성공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변화관리 방식은 무엇일까. 2011년 출간된 변화를 이끄는 방식을 바꿔라는 책은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미국에서 시행된 300여건의 기업 변화 프로젝트에 관여한 8000여명의 임원을 대상으로 변화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인을 찾아내고 검증했다. 이 책은 네 가지의 변화관리 해법을 제시한다.

우선 변화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이 명확해야 한다. 그 지향점을 세우는 게 가치관경영의 핵심이다. 개인에게도 삶의 의미, 원칙, 기준이 있다. 기업에도 존재의 의미, 비즈니스를 하는 원칙과 기준이 있다. 이를 사명, 비전, 핵심가치로 정리하고 전 직원과 공유해야 한다. 직원들은 이를 이해하고 같은 방향을 향해 일해야 한다. 조직이 명확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면 변화의 이유와 목적을 정확하게 정리할 수 있다. 조직이 존재의 의미를 위해 세운 꿈은 조직의 미래 모습이다. 그 미래는 현재의 모습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 변화를 해야 할 이유가 생기는 것이다. 조직을 이끄는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변화의 대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변화를 만들어 내야 하는 조직원들이 변화의 의미와 목적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변화가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아진다. 눈앞에 변화해야 할 대상이 보이더라도 무작정 변화에 뛰어들면 안 된다는 얘기다. 그 전에 조직의 가치관이 명확히 세워져 있고, 조직원들이 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가치관을 세웠다면 이 가치관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바꿔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의 어떤 부분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조직의 리더부터 말단 직원까지 모두가 그 내용을 이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필요하다. 같은 선상에서 고민을 하기 위해서다. 말이나 글이 아닌 도식화된 이미지로 소통하는 게 효과적이다.

변화의 대상이 명확하게 설정됐다면 이를 이끌고 시행해야 하는 리더와 직원들의 가치관을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변화관리를 맡은 대부분의 임원들은 직원을 ‘변화에 저항하는 자’로 규정한다. 하지만 이들은 변화 실행의 주체다. 이들이 변화에 대해 얼마나 지지하느냐가 변화의 성공을 좌우한다. 직원들의 변화 지지도는 △자신이 변화에 대처할 수 있을까에 대한 판단 △변화가 성공하면 기업이 어떻게 달라질까에 대한 예측 △변화를 통해 어떤 보상이 돌아올까에 대한 기대 등에 따라 달라진다. 사명, 비전, 핵심가치 등으로 이뤄진 가치관이 명확할수록 확신이 강해진다. CEO와 임원,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이런 확신을 심어주는 일이다. 직원들에게 변화를 통한 효과와 이득이 자신의 이득과 연결된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변화에 적응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어떤 조직이든 기존의 틀과 방법을 달리한 변화가 시작되면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충격에 적응할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에 대한 고민 없이 급하다는 이유로 여러 변화를 강행하면 조직은 충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혼란에 빠질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변화를 시작하기 전 어떤 변화를 어떤 순서로 할 것인지 정해 놓아야 한다. 변화가 이뤄지는 상황을 어떻게 모니터링하고, 계획과 다른 형태로 될 때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계획도 세워야 한다.

변화가 어려운 이유는 너무 많은 요인들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변화관리의 원칙을 정확히 이해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정영학 <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