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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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글로벌 불확실성에 휘둘리면서 급락했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가하락률이 상대적으로 깊었다. 기관은 이달 들어서 가장 많은 매물 폭탄을 쏟아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86% 빠진 1951.99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오후 들어서 1950선 아래로 주저앉기도 했지만, 외국인이 장막판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이날 지수는 오전 중 한때 6거래일 만에 반등을 시도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기관의 대량 매도 물량을 견디지 못하고 급락 반전했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090억원 가까이 순매도를 기록, 6월 들어서 보유 주식을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이들은 이날까지 나흘 연속 '팔자'를 외치고 있다.

외국인은 다행히 닷새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439억원 가량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은 1150억원 이상 '저가 매수'에 나서며 지수의 추가 하락을 막아냈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업종을 제외하곤 모든 업종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의약품업종은 3% 이상 급락했는데 47종목 중 43곳의 주가가 전날보다 빠졌다.

종목별로는 제일약품과 영진약품이 전날 대비 각각 7.30%와 5.51% 내린 12만7000원과 1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녹십자와 녹십자홀딩스도 3%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유한양행(-2.99%), 한미약품(-2.74%) 등도 주가 흐름이 부진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혼조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28% 내린 140만9000원을 기록한 반면 한국전력은 0.69% 소폭 오른 5만8200원을 기록했다. 현대차(-0.74%)와 현대모비스(-0.94%)의 주가는 전날보다 내렸지만 아모레퍼시픽(0.86%)과 NAVER(0.57%)는 올랐다.

중소형주 위주의 코스닥시주는 코스피보다 더 흔들렸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07% 급락한 680.25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장중 한때 680선을 내주기도 했는데 이는 지난달 20일 이후 장중 기준으로 최저 수준이다.

수급 상황이 부정적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섰는데 외국인이 730억원, 기관은 40억원 이상 '팔자'를 외쳤다.

증시의 움직임은 당분간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간밤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기준금리 동결 배경 중 하나로 브렉시트를 언급했다"며 "이전까지 미국은 브렉시트와 한 발 떨어져 있었는데 경제 전망 하향 조정에 브렉시트 우려까지 생기자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몸을 빼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현기 동부증권 수석연구원도 "당분간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 이슈에 영향을 받으며 약세장이 지속될 수 있다"면서 "지수의 반등 신호가 보일 때까지 관망하는 자세도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16% 내린 1171.40원을 기록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