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부산·대구·군산…근현대사 현장 속으로
대구 달성공원 근처에는 오늘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그룹의 발상지가 있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1938년 삼성상회를 세운 곳이다. 현장에 가면 당시 삼성상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조형물이 있고 사진도 전시돼 있다. 당시 삼성상회 종업원이 찾아온 손님과 나누는 대화가 들리는 듯하다.

여행작가 남민은 《근현대사를 따라 떠낸 여행》에서 주변에 가까이 있지만 무심고 지나칠 때가 많은 근현대 우리 조상의 흔적을 돌아본다. 부산, 대구, 군산, 목포 등 전국 12개 시·군의 특정 장소에 대한 글 40편을 담았다. 특정 지점만 소개하지 않고 근처에 있는 가볼 만한 곳을 함께 묶어 소개했다. 저자는 역사의 향수를 느끼기 위해 굳이 멀리 갈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길가의 허름한 집을 모르고 봤을 땐 그저 ‘낡은 집’이지만 알고 보니 그게 바로 ‘역사’였다”며 “전국에 산재한 절망과 희망의 흔적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여행은 우리 앞길을 밝혀주는 등불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남민 지음, 테마있는명소, 361쪽, 1만6000원)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