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삼단봉으로 내리쳐도 유리창은 깨지지 않았다. 경찰관이 차량 위로 올라가 힘껏 내려치기도 해보고, 서너 명이 30분가량 삼단봉을 휘둘렀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 사건이 찍힌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경찰 삼단봉의 효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태원 사건은 결국 저항을 포기한 김씨가 스스로 자동차 문을 열고 나오면서 일단락됐지만 2차 범죄를 막기 위해 차 유리창을 부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경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경찰 삼단봉은 길이 65㎝, 무게 300g의 알루미늄 합금 소재로 만들어졌다. 경찰 장비 제조업체 관계자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부 삼단봉은 차 유리창을 깰 수 있는 성능을 갖고 있지만 경찰 규격에 맞는 삼단봉으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훈 조선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해외 경찰이 사용하는 삼단봉과 비슷한 수준으로 규격 개선을 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