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더 괴로운 만성 신장병 환자 "수박·참외는 참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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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 만성 신장병 환자 여름나기
칼륨 많은 채소·과일 피해야
사과·복숭아 등 먹는게 좋아…채소·해조류는 데쳐 먹어야
덥다고 '냉수 벌컥벌컥' 금물
물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혈증, 하루 1L 이내로 나눠 마셔야
소변 횟수 늘어나면 의심을…당뇨·고혈압 등 발병 원인 다양
눈 주위와 손발 붓는 증상에 피곤·가려움증·식욕부진까지
칼륨 많은 채소·과일 피해야
사과·복숭아 등 먹는게 좋아…채소·해조류는 데쳐 먹어야
덥다고 '냉수 벌컥벌컥' 금물
물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혈증, 하루 1L 이내로 나눠 마셔야
소변 횟수 늘어나면 의심을…당뇨·고혈압 등 발병 원인 다양
눈 주위와 손발 붓는 증상에 피곤·가려움증·식욕부진까지
시원한 수박 한 조각이 생각나는 여름이다. 얼음물 한 잔이면 더위로 인한 갈증과 탈수 증상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같은 평범한 여름나기 방법을 쉽게 따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만성 신장병 환자들이다.
만성 신장병은 콩팥이 손상돼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여러 합병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만성 신장병 환자들은 덥고 습한 여름철 건강관리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만성 신장병의 원인과 증상, 만성 신장병 환자들의 여름철 건강관리법 등을 알아봤다. 신장, 핏속 노폐물 소변으로 배출 역할
신장은 혈액 내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출하고 체내 수분량과 전해질 농도, 혈압 조절 등의 기능을 담당한다. 복부대동맥, 하대정맥과 같은 몸에서 가장 큰 혈관에 연결돼 있다. 복부 안쪽에 있는 신장은 양쪽에 한 개씩 두 개가 있다. 오른쪽은 간 아래, 왼쪽은 횡격막 아래 비장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강낭콩 모양으로 팥색을 띠어 콩팥이라고도 부른다.
성인은 길이 10~12㎝, 폭 5~7㎝, 두께 2.5~3㎝ 정도다. 무게는 한쪽이 150g 내외다.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은 요관을 통해 방광에 모이고 이후 요도를 통해 배출된다. 하루 약 180L의 혈액이 신장에서 여과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1~2L의 소변이 형성돼 배출된다. 신장에서 노폐물이 걸러진 혈액은 정맥을 통해 다시 순환계로 돌아간다.
만성 신장병은 3개월 이상 신장이 손상돼 있거나 신장 기능 감소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당뇨와 고혈압, 만성 사구체신염 등 여러 원인으로 인해 생긴다. 증상이 심각하면 말기 신부전으로 이어져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필요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신장병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피곤함, 가려움증, 식욕 부진 등 요독 증상이 나타난다. 말기로 넘어가면 호흡 곤란, 식욕 부진, 구토 등의 증상이 심해진다.
현영율 강북삼성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눈 주위와 손발이 붓는 부종은 신장질환의 대표 증상”이라며 “신장이 혈압조절 기능을 하기 때문에 급격한 혈압 상승도 신장질환의 단서가 된다”고 설명했다.
소변량이 하루 400mL 미만으로 줄어들거나 소변량이 전혀 없다면 급성신장 손상을 의심할 수 있다. 소변 횟수가 증가하거나 밤에 소변 보는 횟수가 늘어나는 것도 신장의 소변 농축 능력이 떨어져 생긴다. 현 교수는 “이들 자각증상은 대부분 신장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뒤 나타난다”며 “신장질환 위험군은 정기적으로 혈액이나 소변검사를 받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성 신장병 환자는 칼륨 섭취 주의해야
만성 신장병 환자는 과일에 든 칼륨을 배설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 때문에 고칼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혈중 칼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 근육 힘이 약해지고 무력감을 느낀다. 심하면 부정맥과 심장마비도 생길 수 있다.
만성 신장병 환자는 수박 참외 바나나 멜론 자두 등 칼륨 함량이 높은 채소나 과일 섭취를 최소화해야 한다. 사과 백도 복숭아 등 칼륨 함량이 비교적 낮은 과일을 적절한 양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푸른 채소나 해조류에도 칼륨이 다량 함유돼 있다. 이것을 먹을 땐 물에 데치는 등 칼륨 함량을 줄이는 조리법을 활용해야 한다.
배재현 고려대안산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만성 신장병 환자는 요로결석이 잘 생길 수 있다”며 “짜게 먹지 말고 지나치게 많은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성 신장병 환자는 여름철 수분 섭취도 주의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린 뒤 맹물을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혈증이 생길 수 있다. 김지현 서울부민병원 신장내과 과장은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저나트륨혈증이 생기면 두통 구역질 현기증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폐 뇌 등 장기에도 부종이 발생해 호흡곤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수분 섭취는 하루 1L 이내로 갈증 날 때 조금씩 하는 것이 좋다. 이온음료에는 많은 양의 칼륨이 들어 있기 때문에 전해질 조절 능력이 떨어져 있는 만성 신장병 환자는 가급적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약을 먹을 때도 주의해야 한다. 이정은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두통 근육통 관절통 등 몸의 여러 부위에 통증이 있을 때 복용하는 대표적 진통제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만성 신장병 환자가 복용하면 신장 기능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성 신장병뿐 아니라 고혈압 탈수 심부전 간경변 등의 질환을 가진 사람도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먹으면 콩팥 손상 위험이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종류가 20여가지나 되고 상품명도 다양해 일부 유명한 약품 외에는 이름을 보고 알아차리지 못하는 일이 많다. 진통제를 복용할 때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
가렵다고 긁으면 2차 감염 생겨
만성 신장병 환자는 칼슘과 인산염 조절 장애 때문에 온몸에 피부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일이 많다. 가렵다고 계속 긁으면 피부에 상처가 생기고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 신장병 환자는 당뇨를 함께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당뇨가 있으면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고 피부 재생능력이 떨어져 상처가 생겼을 때 쉽게 치료되지 않고 피부조직이 괴사할 수 있다. 가려움증은 피부가 건조할 때 증상이 악화된다. 보습제를 꾸준히 발라줘야 한다. 외출할 때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목욕은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해줘야 한다.
만성 신장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장에 독성을 보이는 약물 복용을 피해야 한다. 복용해야 한다면 신장 기능에 맞춰 용량을 잘 조절해야 한다. 소변 길인 요로에 감염증상이 있으면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요로폐색도 바로 치료해야 한다. 염분과 단백질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 적절한 몸무게를 유지하고 고혈압도 조절해야 한다. 소변 검사에서 혈뇨나 단백뇨가 있으면 조기에 신장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도움말= 김지현 서울부민병원 신장내과 과장, 배재현 고려대안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현영율 강북삼성병원 신장내과 교수, 이정은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교수
만성 신장병은 콩팥이 손상돼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여러 합병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만성 신장병 환자들은 덥고 습한 여름철 건강관리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만성 신장병의 원인과 증상, 만성 신장병 환자들의 여름철 건강관리법 등을 알아봤다. 신장, 핏속 노폐물 소변으로 배출 역할
신장은 혈액 내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출하고 체내 수분량과 전해질 농도, 혈압 조절 등의 기능을 담당한다. 복부대동맥, 하대정맥과 같은 몸에서 가장 큰 혈관에 연결돼 있다. 복부 안쪽에 있는 신장은 양쪽에 한 개씩 두 개가 있다. 오른쪽은 간 아래, 왼쪽은 횡격막 아래 비장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강낭콩 모양으로 팥색을 띠어 콩팥이라고도 부른다.
성인은 길이 10~12㎝, 폭 5~7㎝, 두께 2.5~3㎝ 정도다. 무게는 한쪽이 150g 내외다.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은 요관을 통해 방광에 모이고 이후 요도를 통해 배출된다. 하루 약 180L의 혈액이 신장에서 여과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1~2L의 소변이 형성돼 배출된다. 신장에서 노폐물이 걸러진 혈액은 정맥을 통해 다시 순환계로 돌아간다.
만성 신장병은 3개월 이상 신장이 손상돼 있거나 신장 기능 감소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당뇨와 고혈압, 만성 사구체신염 등 여러 원인으로 인해 생긴다. 증상이 심각하면 말기 신부전으로 이어져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필요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신장병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피곤함, 가려움증, 식욕 부진 등 요독 증상이 나타난다. 말기로 넘어가면 호흡 곤란, 식욕 부진, 구토 등의 증상이 심해진다.
현영율 강북삼성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눈 주위와 손발이 붓는 부종은 신장질환의 대표 증상”이라며 “신장이 혈압조절 기능을 하기 때문에 급격한 혈압 상승도 신장질환의 단서가 된다”고 설명했다.
소변량이 하루 400mL 미만으로 줄어들거나 소변량이 전혀 없다면 급성신장 손상을 의심할 수 있다. 소변 횟수가 증가하거나 밤에 소변 보는 횟수가 늘어나는 것도 신장의 소변 농축 능력이 떨어져 생긴다. 현 교수는 “이들 자각증상은 대부분 신장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뒤 나타난다”며 “신장질환 위험군은 정기적으로 혈액이나 소변검사를 받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성 신장병 환자는 칼륨 섭취 주의해야
만성 신장병 환자는 과일에 든 칼륨을 배설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 때문에 고칼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혈중 칼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 근육 힘이 약해지고 무력감을 느낀다. 심하면 부정맥과 심장마비도 생길 수 있다.
만성 신장병 환자는 수박 참외 바나나 멜론 자두 등 칼륨 함량이 높은 채소나 과일 섭취를 최소화해야 한다. 사과 백도 복숭아 등 칼륨 함량이 비교적 낮은 과일을 적절한 양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푸른 채소나 해조류에도 칼륨이 다량 함유돼 있다. 이것을 먹을 땐 물에 데치는 등 칼륨 함량을 줄이는 조리법을 활용해야 한다.
배재현 고려대안산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만성 신장병 환자는 요로결석이 잘 생길 수 있다”며 “짜게 먹지 말고 지나치게 많은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성 신장병 환자는 여름철 수분 섭취도 주의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린 뒤 맹물을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혈증이 생길 수 있다. 김지현 서울부민병원 신장내과 과장은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저나트륨혈증이 생기면 두통 구역질 현기증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폐 뇌 등 장기에도 부종이 발생해 호흡곤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수분 섭취는 하루 1L 이내로 갈증 날 때 조금씩 하는 것이 좋다. 이온음료에는 많은 양의 칼륨이 들어 있기 때문에 전해질 조절 능력이 떨어져 있는 만성 신장병 환자는 가급적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약을 먹을 때도 주의해야 한다. 이정은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두통 근육통 관절통 등 몸의 여러 부위에 통증이 있을 때 복용하는 대표적 진통제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만성 신장병 환자가 복용하면 신장 기능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성 신장병뿐 아니라 고혈압 탈수 심부전 간경변 등의 질환을 가진 사람도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먹으면 콩팥 손상 위험이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종류가 20여가지나 되고 상품명도 다양해 일부 유명한 약품 외에는 이름을 보고 알아차리지 못하는 일이 많다. 진통제를 복용할 때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
가렵다고 긁으면 2차 감염 생겨
만성 신장병 환자는 칼슘과 인산염 조절 장애 때문에 온몸에 피부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일이 많다. 가렵다고 계속 긁으면 피부에 상처가 생기고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 신장병 환자는 당뇨를 함께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당뇨가 있으면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고 피부 재생능력이 떨어져 상처가 생겼을 때 쉽게 치료되지 않고 피부조직이 괴사할 수 있다. 가려움증은 피부가 건조할 때 증상이 악화된다. 보습제를 꾸준히 발라줘야 한다. 외출할 때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목욕은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해줘야 한다.
만성 신장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장에 독성을 보이는 약물 복용을 피해야 한다. 복용해야 한다면 신장 기능에 맞춰 용량을 잘 조절해야 한다. 소변 길인 요로에 감염증상이 있으면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요로폐색도 바로 치료해야 한다. 염분과 단백질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 적절한 몸무게를 유지하고 고혈압도 조절해야 한다. 소변 검사에서 혈뇨나 단백뇨가 있으면 조기에 신장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도움말= 김지현 서울부민병원 신장내과 과장, 배재현 고려대안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현영율 강북삼성병원 신장내과 교수, 이정은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