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투톱'인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가 전격 회동키로 하면서 유승민 의원 복당에서 비롯된 여권의 내홍이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지 주목된다.

18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정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만난다.

현재 김 위원장은 강남구 자택에 머무르고 있으며, 정 원내대표는 지역구인 충남 공주에 있다.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인 김선동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일 오전 10시에 만나는 것으로 확정됐고, 장소는 김 위원장과 정 원내대표 양측이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회동에서 정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혁신비대위가 유 의원 등 탈당한 무소속 의원들의 일괄 복당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의결을 다음 주로 미루자"고 한 김 위원장에게 "중대 범죄행위"라고 한 자신의 발언을 거듭 사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위원장께서 노여움 푸시고 (혁신비대위를) 정상화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16일에 이어 거듭 사과했지만, 사흘째 자택 칩거 중인 김 위원장은 정 원내대표의 사과에 대한 수용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과 정 원내대표가 '냉각기'를 거쳐 다시 만나는 만큼, 정 원내대표의 사과를 김 위원장이 받아들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거취를 고민 중"이라던 김 위원장도 당무 복귀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유 의원 복당을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던 새누리당의 내홍 사태는 차츰 정리되면서 6월 임시국회 일정과 오는 8월 9일 치러지는 전당대회 준비 모드로 돌입할 전망이다.

다만 계파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진압될 것으로 섣불리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확전을 자제하는 봉합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친박계는 여전히 유 의원의 복당에 부정적이며, 이를 당내 의견 수렴 없이 강행한 정 원내대표와 권성동 사무총장을 비롯한 비박계 비대위원들에 사태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비박계는 유 의원의 복당은 비대위원들의 표결로 처리된 만큼 절차적으로 문제 될 게 없을 뿐 아니라, 복당을 계속 미루는 건 민심 이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조기 처리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결국 김 위원장과 정 원내대표가 감정의 앙금을 씻고 당 지도부가 정상화해도 8·9 전대가 다가올수록 차기 당권을 둘러싼 양대 계파의 갈등은 재점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