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선택' 김해 신공항] 김해 신공항의 고민…'연 240억 적자' 영남권 4개 공항 어쩌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영남권 4개 지방공항 9년째 적자 못 벗어나
신공항 건설땐 경영난 심화
하루 1~2편 운항 포항·사천, 이용객 유치 더 어려워져
신공항 건설땐 경영난 심화
하루 1~2편 운항 포항·사천, 이용객 유치 더 어려워져
정부가 김해공항을 신공항 수준으로 확장하기로 하면서 김해공항 주변 4개 지방공항의 통폐합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남권에는 김해공항 외에 대구 울산 사천 포항 등 4개 공항이 있다.
김해 신공항이 건설되면 현재 김해공항보다 여객수요 처리 인원이 두 배 이상 늘어 주변 공항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적자에 시달리는 공항들의 경영난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로서는 김해 신공항 결정이 낳은 또 다른 고민을 떠안게 됐다.
22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공사가 운영하는 14개 지방공항 중 김포, 김해, 제주공항을 제외한 11곳이 적자를 냈다. 지난해 이들 11개 공항의 적자는 모두 617억원에 달했고, 영남권 4개 공항에서만 240억원이 넘는 적자가 났다.
국내에는 인천국제공항을 포함해 김포, 김해, 제주, 청주, 대구, 양양, 무안 등 모두 8개 국제공항이 있다. 군산, 여수, 포항, 울산, 원주, 사천, 광주 등 국내선만 운영하는 공항까지 포함하면 총 15개다. 여기에 제주 2공항, 새만금 국제공항, 서산국제공항 등이 들어서면 18개로 늘어난다.
한 항공 전문가는 “좁은 국토에 공항 숫자가 많은 데다 정작 건설이 필요한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조차 없이 지어졌다”며 “공항 대부분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김해공항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영남권 4개 지방공항의 운영난은 더욱 심각하다. 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공항은 6억원 적자를 보는 데 그쳤지만 울산은 115억원, 포항은 79억원, 사천은 44억원 적자를 냈다. 반면 김포(1309억원) 김해(1051억원) 제주(920억원) 등 세 곳은 총 328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공항공사로선 사실상 김포, 김해, 제주공항이 나머지 11개 공항을 먹여 살리고 있는 셈”이라며 “이번에 김해공항을 확장하라는 용역 결과가 나온 것도 또다시 새 공항을 짓는 것은 부담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양양국제공항이 꼽힌다. 2002년 3500억원을 들여 짓고 15년째를 맞고 있지만 하루 평균 이용객이 300여명에 그치고 있다. ‘호남지역 허브공항’을 목표로 내걸고 유치에 성공했지만 슬로건이 ‘무안’해진 무안국제공항도 비슷한 사례다. 잦은 안개로 결항률 1위의 오명을 쓰고 있는 사천공항 주변 주민들 사이에선 “비어 있는 활주로를 고추 말리는 데 쓰는 게 어떻겠느냐”는 웃지 못할 농담도 들린다.
영남권 4개 공항이 운영하고 있는 운항 노선도 공항 규모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중국·홍콩 등 4개 노선에 주 38회 국제선을 운영하는 대구공항은 KTX 여파로 국내선 수요는 크게 줄었지만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울산공항은 1주일에 김포 47회, 제주 2회를 운항하고 있다. 포항공항은 김포로만 주 14회 운항한다. 사천공항은 주 14회 김포노선을 운항하지만 1주일에 한 번꼴로 결항(안개 영향)한다.
항공업계 전문가는 “김해공항이 2026년 연 38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공항으로 거듭나면 영남권 4개 공항의 경영 사정은 더욱 안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하루 1~2편 운항하는 정도로는 이용객 유치는 물론 공항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김해 신공항이 건설되면 현재 김해공항보다 여객수요 처리 인원이 두 배 이상 늘어 주변 공항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적자에 시달리는 공항들의 경영난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로서는 김해 신공항 결정이 낳은 또 다른 고민을 떠안게 됐다.
22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공사가 운영하는 14개 지방공항 중 김포, 김해, 제주공항을 제외한 11곳이 적자를 냈다. 지난해 이들 11개 공항의 적자는 모두 617억원에 달했고, 영남권 4개 공항에서만 240억원이 넘는 적자가 났다.
국내에는 인천국제공항을 포함해 김포, 김해, 제주, 청주, 대구, 양양, 무안 등 모두 8개 국제공항이 있다. 군산, 여수, 포항, 울산, 원주, 사천, 광주 등 국내선만 운영하는 공항까지 포함하면 총 15개다. 여기에 제주 2공항, 새만금 국제공항, 서산국제공항 등이 들어서면 18개로 늘어난다.
한 항공 전문가는 “좁은 국토에 공항 숫자가 많은 데다 정작 건설이 필요한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조차 없이 지어졌다”며 “공항 대부분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김해공항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영남권 4개 지방공항의 운영난은 더욱 심각하다. 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공항은 6억원 적자를 보는 데 그쳤지만 울산은 115억원, 포항은 79억원, 사천은 44억원 적자를 냈다. 반면 김포(1309억원) 김해(1051억원) 제주(920억원) 등 세 곳은 총 328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공항공사로선 사실상 김포, 김해, 제주공항이 나머지 11개 공항을 먹여 살리고 있는 셈”이라며 “이번에 김해공항을 확장하라는 용역 결과가 나온 것도 또다시 새 공항을 짓는 것은 부담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양양국제공항이 꼽힌다. 2002년 3500억원을 들여 짓고 15년째를 맞고 있지만 하루 평균 이용객이 300여명에 그치고 있다. ‘호남지역 허브공항’을 목표로 내걸고 유치에 성공했지만 슬로건이 ‘무안’해진 무안국제공항도 비슷한 사례다. 잦은 안개로 결항률 1위의 오명을 쓰고 있는 사천공항 주변 주민들 사이에선 “비어 있는 활주로를 고추 말리는 데 쓰는 게 어떻겠느냐”는 웃지 못할 농담도 들린다.
영남권 4개 공항이 운영하고 있는 운항 노선도 공항 규모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중국·홍콩 등 4개 노선에 주 38회 국제선을 운영하는 대구공항은 KTX 여파로 국내선 수요는 크게 줄었지만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울산공항은 1주일에 김포 47회, 제주 2회를 운항하고 있다. 포항공항은 김포로만 주 14회 운항한다. 사천공항은 주 14회 김포노선을 운항하지만 1주일에 한 번꼴로 결항(안개 영향)한다.
항공업계 전문가는 “김해공항이 2026년 연 38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공항으로 거듭나면 영남권 4개 공항의 경영 사정은 더욱 안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하루 1~2편 운항하는 정도로는 이용객 유치는 물론 공항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