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시장 3단계 개방] 국내 로펌의 반격…법률서비스, 해외진출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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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광장 율촌 지평 로고스 JP 등
기업투자 급증하는 베트남으로 몰려
완전 개방 임박…글로벌 로펌 도약
기업투자 급증하는 베트남으로 몰려
완전 개방 임박…글로벌 로펌 도약
국내 기업의 베트남 진출이 증가하면서 베트남 시장의 법률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국내 대형 로펌들은 잇달아 베트남 현지 사무소를 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베트남에 해외 지사를 세운 국내 로펌은 태평양, 광장, 율촌, 지평, 로고스, JP 등 여섯 곳이다. 그 외 추가로 대형 로펌 두 곳이 베트남 진출에 앞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은 중국에 이어 또 다른 ‘세계의 공장’을 자임하며 글로벌 기업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국내 로펌들이 베트남에서 법률 한류를 전파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베트남 지사에 파견나온 변호사들은 “한국 법률시장 개방 대응의 최선책이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것은 해외에 나와 보면 금방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베트남서 구슬땀 흘리는 국내 로펌들
해외 진출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해 상반기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에 현지 사무소를 열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태평양은 인수합병(M&A) 전문가인 이준기 변호사(사법연수원 22기)와 베트남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는 등 동남아시아 전문가로 꼽히는 양은용 변호사(26기)가 베트남팀을 책임지고 있다.
하노이에는 배용근 변호사(32기)가 상주 중이다. 배 변호사는 해외투자,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파이낸싱 업무를 맡아왔다. 전 아잉 중, 사무엘 손퉁 부 미국 변호사도 하노이 사무소에 있다. 호찌민 사무소는 김병필 변호사(38기)가 꾸려가고 있다. 양은용 변호사는 “베트남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계기로 국내 기업의 진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살 만한 베트남 중견기업이 늘어나면서 국내 기업의 인수합병 법률자문 의뢰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진출 초기에는 단순한 법률 해석과 인허가 업무가 주를 이룬 반면 최근 들어선 거래 유형이 복잡해지고 있다는 게 양 변호사의 설명이다.
광장은 지난 1월 베트남 호찌민에 사무소를 연 데 이어 다음달 하노이에 추가로 사무소를 설립한다. 광장 베트남팀의 주요 멤버는 한윤준 미국 변호사, 김학훈 변호사(33기), 응이엔득민 베트남 변호사, 홍람 베트남 변호사 등이다. 국내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하기 시작한 2006년부터 현지에서 법조 경력을 쌓은 한 변호사가 호찌민 사무소장을 맡고 있다.
김학훈 변호사는 “베트남 업무 수요가 많은데 현지 사무소는 없느냐는 고객사의 요청으로 베트남에 사무소를 열게 됐다”며 “사무소를 연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로펌 중 가장 많은 해외 사무소를 두고 있는 지평은 베트남 호찌민에 2007년, 하노이에 2009년 진출했다. 정정태 변호사(32기)가 호찌민 사무소장을 맡고 있고 유동호 미국 변호사가 하노이 사무소를 책임지고 있다.
지평은 LS전선과 화승인더스트리의 베트남 법인을 대리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자문 중이다. 정 변호사는 “이번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해외 신흥시장에 진출해 성장한 한국 대기업의 현지법인이 국내 증시에 진입하는 유턴 상장의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진출 늘자 법률 수요도 덩달아 폭발
글로벌 기업들도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 나이키,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 기업들이 임금 상승 등을 이유로 중국을 떠나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했다. 9400만명에 이르는 베트남 인구는 또 하나의 매력 요소다. TPP, 동남아국가연합경제공동체(AEC) 출범도 글로벌 기업의 베트남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 로펌의 성장은 기업의 해외 진출과 맥을 같이한다. 베트남 역시 마찬가지다. 기업의 베트남 투자 증가가 로펌의 베트남 진출을 이끌었다.
베트남 경제에서 외국인 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큰 만큼 현재 이 분야 자문이 법률시장의 큰 축을 이루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부실기업 M&A와 구조조정 자문이 늘었다. 베트남에서 7년간 법조 경력을 쌓은 법무법인 로고스의 김유호 미국 변호사는 “2007년께만 해도 건설·제조업 분야 자문이 주를 이뤘는데 최근에는 유통을 비롯한 서비스 업종 진출이 늘고 있다”며 “특히 최근 들어 레스토랑, 교육기관 등 3차 서비스산업 진출도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베트남 법률과 하부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유호 변호사는 “투자 허가 절차, M&A 절차 등이 바뀌었는데도 지인의 말만 듣고 사업을 진행하다 결국 큰 손해를 입은 투자자를 숱하게 봤다”고 지적했다.
다행히 베트남은 중국·러시아와 더불어 외국인에게 법률시장을 전면적으로 개방한 나라 중 하나다. 국내 로펌의 운신 폭이 넓은 편이다. 베트남은 2007년 국제무역기구에 가입하며 외국 법무법인의 현지 법인 설립과 현지 변호사 고용을 허용했다. 현재는 소송과 지식재산권 출원을 제외한 거의 모든 법률 자문이 가능하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베트남은 중국에 이어 또 다른 ‘세계의 공장’을 자임하며 글로벌 기업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국내 로펌들이 베트남에서 법률 한류를 전파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베트남 지사에 파견나온 변호사들은 “한국 법률시장 개방 대응의 최선책이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것은 해외에 나와 보면 금방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베트남서 구슬땀 흘리는 국내 로펌들
해외 진출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해 상반기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에 현지 사무소를 열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태평양은 인수합병(M&A) 전문가인 이준기 변호사(사법연수원 22기)와 베트남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는 등 동남아시아 전문가로 꼽히는 양은용 변호사(26기)가 베트남팀을 책임지고 있다.
하노이에는 배용근 변호사(32기)가 상주 중이다. 배 변호사는 해외투자,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파이낸싱 업무를 맡아왔다. 전 아잉 중, 사무엘 손퉁 부 미국 변호사도 하노이 사무소에 있다. 호찌민 사무소는 김병필 변호사(38기)가 꾸려가고 있다. 양은용 변호사는 “베트남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계기로 국내 기업의 진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살 만한 베트남 중견기업이 늘어나면서 국내 기업의 인수합병 법률자문 의뢰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진출 초기에는 단순한 법률 해석과 인허가 업무가 주를 이룬 반면 최근 들어선 거래 유형이 복잡해지고 있다는 게 양 변호사의 설명이다.
광장은 지난 1월 베트남 호찌민에 사무소를 연 데 이어 다음달 하노이에 추가로 사무소를 설립한다. 광장 베트남팀의 주요 멤버는 한윤준 미국 변호사, 김학훈 변호사(33기), 응이엔득민 베트남 변호사, 홍람 베트남 변호사 등이다. 국내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하기 시작한 2006년부터 현지에서 법조 경력을 쌓은 한 변호사가 호찌민 사무소장을 맡고 있다.
김학훈 변호사는 “베트남 업무 수요가 많은데 현지 사무소는 없느냐는 고객사의 요청으로 베트남에 사무소를 열게 됐다”며 “사무소를 연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로펌 중 가장 많은 해외 사무소를 두고 있는 지평은 베트남 호찌민에 2007년, 하노이에 2009년 진출했다. 정정태 변호사(32기)가 호찌민 사무소장을 맡고 있고 유동호 미국 변호사가 하노이 사무소를 책임지고 있다.
지평은 LS전선과 화승인더스트리의 베트남 법인을 대리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자문 중이다. 정 변호사는 “이번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해외 신흥시장에 진출해 성장한 한국 대기업의 현지법인이 국내 증시에 진입하는 유턴 상장의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진출 늘자 법률 수요도 덩달아 폭발
글로벌 기업들도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 나이키,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 기업들이 임금 상승 등을 이유로 중국을 떠나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했다. 9400만명에 이르는 베트남 인구는 또 하나의 매력 요소다. TPP, 동남아국가연합경제공동체(AEC) 출범도 글로벌 기업의 베트남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 로펌의 성장은 기업의 해외 진출과 맥을 같이한다. 베트남 역시 마찬가지다. 기업의 베트남 투자 증가가 로펌의 베트남 진출을 이끌었다.
베트남 경제에서 외국인 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큰 만큼 현재 이 분야 자문이 법률시장의 큰 축을 이루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부실기업 M&A와 구조조정 자문이 늘었다. 베트남에서 7년간 법조 경력을 쌓은 법무법인 로고스의 김유호 미국 변호사는 “2007년께만 해도 건설·제조업 분야 자문이 주를 이뤘는데 최근에는 유통을 비롯한 서비스 업종 진출이 늘고 있다”며 “특히 최근 들어 레스토랑, 교육기관 등 3차 서비스산업 진출도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베트남 법률과 하부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유호 변호사는 “투자 허가 절차, M&A 절차 등이 바뀌었는데도 지인의 말만 듣고 사업을 진행하다 결국 큰 손해를 입은 투자자를 숱하게 봤다”고 지적했다.
다행히 베트남은 중국·러시아와 더불어 외국인에게 법률시장을 전면적으로 개방한 나라 중 하나다. 국내 로펌의 운신 폭이 넓은 편이다. 베트남은 2007년 국제무역기구에 가입하며 외국 법무법인의 현지 법인 설립과 현지 변호사 고용을 허용했다. 현재는 소송과 지식재산권 출원을 제외한 거의 모든 법률 자문이 가능하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