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학회 "공공기여 2조…재원 충분"
양재IC 일대 R&D클러스터로 조성
서초IC엔 복합문화예술단지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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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가 지난 3월 발주한 용역에는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대한교통학회, 한국도시설계학회,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 도시정책학회 등 5개 학회가 참여했다. 전담 연구원만 29명에 달한다.
5개 학회가 수립한 지하화 계획의 핵심은 경부고속도로 한남IC~양재IC 구간의 교통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도로를 지하화하고 지상은 공원 등 친환경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2층 구조의 지하도로는 땅 밑 40~50m 사이에 건설된다. 지하 10~30m 사이에 놓인 지하철 밑으로 지하도로가 지나가게 된다. 경부고속도로를 통과하는 지하철 노선은 2, 3, 7, 9호선이다. 지하철로와 30m가량 떨어져 있어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게 도시설계학회의 설명이다.
도로 규모도 왕복 8~12차로에서 14차로로 늘어난다. 현재 경부고속도로 한남IC~양재IC의 평일 평균속도는 시속 30㎞가량이고 주말엔 20㎞로 떨어진다. 지하화와 함께 차선이 늘어나면 이 구간의 평균속도가 평일과 주말을 막론하고 최소 시속 50㎞ 이상으로 빨라질 것이라는 게 교통학회의 분석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지금은 주말에 한남IC~양재IC(6.3㎞)를 통과하는 데 평균 19.2분이 걸리지만 지하화되면 7.7분으로 단축된다.
2층 구조로 설계해 상층은 완행(4차로), 하층은 급행(3차로)도로로 구분한 것도 교통량 분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남에서 서초 및 잠원IC로 빠져나가려면 별도 출구가 있는 완행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한남에서 양재IC를 지나 경기 이남 지역으로 내려가려면 급행도로를 이용하는 게 낫다.
◆“공공기여금으로 비용 조달”
지하화에 따라 지상에 확보되는 녹지공간은 국제 규격 축구장 면적(7200㎡)의 84배 규모인 60만1000㎡에 달한다. 서울 여의도공원(22만9000㎡) 면적의 2.6배에 달한다.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와 한국도시설계학회,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 도시정책학회는 이곳을 우면산, 양재시민의 숲과 연계한 대규모 공원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제안했다. 인근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소규모 공원부터 각종 테마공원까지 지역별 특성에 맞는 공원을 꾸미자는 구상이다.
인근에 대기업 연구개발(R&D) 센터가 몰린 양재IC 일대는 각종 업무시설이 들어선 R&D클러스터로 조성된다. 서초IC 일대에는 복합문화예술단지와 주거 및 상업시설이 건설된다.
사업에 필요한 재원 1조5000억원은 공공기여금을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는 별도 공공예산 편성 없이 서초동 인근 대규모 민간부지 개발 시 발생하는 공공기여금만으로도 재원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학회에 따르면 민간부지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금은 2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식 및 공공기여금 규모는 올해 말께 최종 연구용역 결과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강경민/박상용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