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 법칙 이은 '황의 제안'…"로밍 빅데이터 공유해 감염병 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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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시대 '한계 없는 세상'
황창규 KT 회장, 유엔 산하기구 리더십 서밋서 기조연설
"감염병으로 전세계 경제손실 연 600억달러
800여 통신사 로밍 경로 추적해 '전염루트' 파악"
AI 확산 막은 'KT 빅데이터 알고리즘'도 공개
황창규 KT 회장, 유엔 산하기구 리더십 서밋서 기조연설
"감염병으로 전세계 경제손실 연 600억달러
800여 통신사 로밍 경로 추적해 '전염루트' 파악"
AI 확산 막은 'KT 빅데이터 알고리즘'도 공개
황창규 KT 회장이 전 세계 800여개 통신사들에 빅데이터를 토대로 지카바이러스와 같은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공동 협력할 것을 제안했다. 세계 각국의 통신사들이 휴대폰 로밍데이터를 공유·분석하면 바이러스의 전염 경로 파악 등 효과적인 감염병 차단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로밍 빅데이터가 감염병 차단 열쇠
황 회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메리어트 마르퀴스호텔에서 열린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리더스 서밋 2016’에서 ‘한계가 없는 세상을 열자(Pioneering a limitless world)’는 주제의 기조 연설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빅데이터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유엔 산하기구 공식 회의에서 기조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최 측은 황 회장을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1년마다 두 배 증가한다’는 이른바 ‘황의 법칙(Hwang’s law)’의 주인공이라고 소개했다.
황 회장은 “전 세계 통신사들은 위치 정보, 트래픽 패턴, 로밍데이터 등 약 73억대의 휴대폰에서 매일 나오는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용자들의 여행 패턴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과학적으로 분석하면 전염병의 확산 경로를 추적하고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KT가 빅데이터 솔루션을 활용해 국내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막는 데 기여한 사례를 소개했다. KT는 정부와 손잡고 2014년부터 통신 빅데이터를 활용한 질병재해 차단 사업을 주도해 왔다.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전국 5만여대의 가축 운반차량 운행 정보를 넘겨받아 분석한 결과 AI 확산이 조류가 아닌 가축 운반차량의 이동 경로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잠재 발생 위험 지역을 예측했다.
KT는 2014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AI 발생 102건 중 93건(91.2%)을 사전 예측했고, 정부가 사전 예측 지역의 검역 강화를 통해 작년 9월부터 올 3월까지 AI 발생 건수를 14건으로 줄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방역 예산과 농가 피해 등 2조원(약 18억달러)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며 “유엔과 전 세계 통신사들이 함께 힘을 모으면 이 빅데이터 솔루션을 다른 감염병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해 1000여명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800여개 통신사 간 로밍 정보 공유
황 회장이 이번에 제안한 글로벌 전염병 차단 시스템의 기본 원리는 일종의 위치 정보인 통신 로밍데이터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질병 위험 지역을 방문한 이용자를 공항 검역에서 1차로 걸러내 감염병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의 검역 시스템에선 여행자의 최종 항공기 출발 국가 정보만 파악할 수 있다. 여행 일정 중간에 경유한 국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허점이 있다. 하지만 휴대폰 로밍데이터는 해외 로밍 시 현지 통신사에 접속한 로그데이터가 쌓이기 때문에 개인의 이동경로를 손쉽게 추적할 수 있다.
황 회장은 유엔과 각국 정부의 제도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그는 “전 세계 통신사들이 먼저 로밍데이터를 개방·공유하고, 각 정부는 통신사들이 자유롭게 로밍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며 “유엔이 직접 구심점이 돼 많은 나라의 동참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 질병 관리 빅데이터 알고리즘 공개
KT는 국내 AI 확산 방지에 활용한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처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알고리즘 공개를 통해 각국 통신사와의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데이터 및 분석 노하우를 축적할 예정이다.
또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로밍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차단 플랫폼 표준을 마련해 개발도상국 등에 지원할 계획도 세웠다.
황 회장은 “감염병으로 인한 전 세계의 경제적 손실은 연간 600억달러로 추산된다”며 “KT가 먼저 감염병 예방 관련 빅데이터 솔루션과 성공 경험을 전 세계와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전 세계적인 지속가능 발전을 추진하고 기업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2000년 설립된 유엔 산하 전문기구. 160개국 8800여개 기업과 1만4000여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KT는 2008년 회원사로 가입했다. UNGC 리더스서밋은 3년마다 회원사 및 회원 단체들이 모여 지속가능 발전 관련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다.
뉴욕=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로밍 빅데이터가 감염병 차단 열쇠
황 회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메리어트 마르퀴스호텔에서 열린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리더스 서밋 2016’에서 ‘한계가 없는 세상을 열자(Pioneering a limitless world)’는 주제의 기조 연설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빅데이터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유엔 산하기구 공식 회의에서 기조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최 측은 황 회장을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1년마다 두 배 증가한다’는 이른바 ‘황의 법칙(Hwang’s law)’의 주인공이라고 소개했다.
황 회장은 “전 세계 통신사들은 위치 정보, 트래픽 패턴, 로밍데이터 등 약 73억대의 휴대폰에서 매일 나오는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용자들의 여행 패턴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과학적으로 분석하면 전염병의 확산 경로를 추적하고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KT가 빅데이터 솔루션을 활용해 국내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막는 데 기여한 사례를 소개했다. KT는 정부와 손잡고 2014년부터 통신 빅데이터를 활용한 질병재해 차단 사업을 주도해 왔다.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전국 5만여대의 가축 운반차량 운행 정보를 넘겨받아 분석한 결과 AI 확산이 조류가 아닌 가축 운반차량의 이동 경로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잠재 발생 위험 지역을 예측했다.
KT는 2014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AI 발생 102건 중 93건(91.2%)을 사전 예측했고, 정부가 사전 예측 지역의 검역 강화를 통해 작년 9월부터 올 3월까지 AI 발생 건수를 14건으로 줄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방역 예산과 농가 피해 등 2조원(약 18억달러)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며 “유엔과 전 세계 통신사들이 함께 힘을 모으면 이 빅데이터 솔루션을 다른 감염병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해 1000여명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800여개 통신사 간 로밍 정보 공유
황 회장이 이번에 제안한 글로벌 전염병 차단 시스템의 기본 원리는 일종의 위치 정보인 통신 로밍데이터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질병 위험 지역을 방문한 이용자를 공항 검역에서 1차로 걸러내 감염병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의 검역 시스템에선 여행자의 최종 항공기 출발 국가 정보만 파악할 수 있다. 여행 일정 중간에 경유한 국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허점이 있다. 하지만 휴대폰 로밍데이터는 해외 로밍 시 현지 통신사에 접속한 로그데이터가 쌓이기 때문에 개인의 이동경로를 손쉽게 추적할 수 있다.
황 회장은 유엔과 각국 정부의 제도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그는 “전 세계 통신사들이 먼저 로밍데이터를 개방·공유하고, 각 정부는 통신사들이 자유롭게 로밍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며 “유엔이 직접 구심점이 돼 많은 나라의 동참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 질병 관리 빅데이터 알고리즘 공개
KT는 국내 AI 확산 방지에 활용한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처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알고리즘 공개를 통해 각국 통신사와의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데이터 및 분석 노하우를 축적할 예정이다.
또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로밍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차단 플랫폼 표준을 마련해 개발도상국 등에 지원할 계획도 세웠다.
황 회장은 “감염병으로 인한 전 세계의 경제적 손실은 연간 600억달러로 추산된다”며 “KT가 먼저 감염병 예방 관련 빅데이터 솔루션과 성공 경험을 전 세계와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전 세계적인 지속가능 발전을 추진하고 기업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2000년 설립된 유엔 산하 전문기구. 160개국 8800여개 기업과 1만4000여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KT는 2008년 회원사로 가입했다. UNGC 리더스서밋은 3년마다 회원사 및 회원 단체들이 모여 지속가능 발전 관련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다.
뉴욕=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