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1병영] 김낙회 제일기획 고문 "최전방 소총수 경험이 대기업 CEO 밑거름 됐죠"
“오는 9월이면 휴전선 155마일을 지키는 육군 12개 사단을 모두 방문하게 됩니다. 행사를 도와준 기업에 정말 감사합니다.”

‘1사1병영 육군토크콘서트 생.동.감’을 이끌어온 김낙회 제일기획 고문(사진)은 지난 26일 “군이 강해야 우리의 미래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을 국민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육군본부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하는 생동감 콘서트는 명사 강연과 걸그룹 공연 등으로 장병들의 사기를 북돋는 민관협력 행사다. 2014년 생동감 콘서트를 육군에 직접 제안한 김 고문은 강사를 섭외하고 기업 협찬을 끌어오는 등 행사 전반을 주도하고 있다. CJ제일제당(28사단) 신세계(3사단) 빙그레(21사단) 삼성증권(5사단) 등 1사1병영 캠페인에 참여하는 기업이 그동안 각 자매부대에서 열리는 생동감 콘서트에 지원한 것도 김 고문의 열렬한 협조 요청 때문이다. 1년에 네 차례씩 생동감 콘서트를 주도한 김 고문은 9월 15사단을 끝으로 휴전선을 지키는 모든 사단을 방문하면서 3년간의 행사를 1차로 마무리한다.

김 고문은 제일기획 사장 시절인 2011년 국내 기업 최초로 칸 국제광고제 그랑프리상을 받는 등 국내 광고업계의 대표적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2005년 김장수 당시 육군참모총장(현 주중대사) 요청으로 육군 브랜드전략을 마련하면서 군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육군발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온 그는 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삼성그룹의 ‘열정樂(낙)서’ 토크콘서트에 강사로 참여하며 사회공헌 활동에 나섰다. 김 고문은 “열정낙서 토크콘서트를 다니다 보니 대학생과 똑같이 장병들도 미래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좋은 강연을 듣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들어 생동감 콘서트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병사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역경을 극복하고 목표를 이룬 강사들을 섭외한다”며 “장병들이 짧은 강연이지만 감동받고 울림이 있다고 말할 때 내 자신이 힐링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직접 강사로 나서기도 한 김 고문은 중국 고전 장자(莊子)의 ‘무용지용(無用之用: 쓸모없음이 곧 쓸모다)’을 인용하며 “군 생활을 쓸모없고 낭비하는 시간으로 생각하지 말고 배우고 경험하는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고 들려주기도 했다. 최전방 철책선에서 소총수로 근무하면서 느끼고 배운 것이 대기업 CEO가 되는 데 밑거름이 됐다는 자신의 경험이 녹아 있다.

김 고문은 출판사 센추리원의 송미진 대표가 흔쾌히 협찬한 데 힘입어 최근 1만6700권의 도서를 육군 각 부대에 기증했다. 그는 “군인 경찰 소방공무원 등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이 제복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국가가 예우하고 보상해줘야 한다”며 “군부대와 자매결연한 기업이 일회성, 전시성 행사를 하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장병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