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아바스와 각각 회동…팔레스타인서는 '리본 훈장' 수상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오가며 평화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오전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찾은 데 이어 오후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각각 만나 평화 행보를 이어갔다.

반 총장은 가자지구에서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가 운영하는 난민캠프 내 학교와 신설 병원을 방문했다.

반 총장은 "이 곳에 다시 오게 돼 감회가 새롭다. 파손된 건물 다수가 복구됐지만 여전히 바뀌지 않은 점도 있다"면서 "이 곳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은 물론 주요 핵심 국가들을 이해시키고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반 총장의 가자 방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50일 교전이 벌어진 2014년 이후 약 2년 만이다.

반 총장은 지금까지 4차례 가자를 찾았다.

오후에는 이스라엘 총리실을 예방해 네타냐후 총리와 오찬을 함께했다.

반 총장은 이 자리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유대인 양측 모두 이 땅에 역사적으로나 종교적으로 부인할 수 없는 연결점이 있다"며 "이러한 인식 없이는 충돌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행정수도 라말라로 이동해 아바스 수반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반 총장은 "하나의 민주적이고 적법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지구와 서안을 재통합해야 한다. 이 자치정부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원칙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회견에 앞서 반 총장은 아바스 수반과 비공개 만찬 회동을 했으며 이 자리에는 지난주 이스라엘군이 오인 사살한 15세 팔레스타인 소년의 유가족이 함께했다.

아바스 수반은 만찬이 끝난 뒤 반 총장의 지난 10년간 업적을 높이 평가해 팔레스타인 훈장인 '리본 훈장'을 수여했다.

이 행사는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임기 중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총 11차례 방문한 반 총장은 이번에 양측 지도자를 만나 "이번이 임기 중 마지막 방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반 총장은 이-팔 분쟁 해결책으로 평화 협상에 기반한 2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을 제시해 왔다.

전날 이스라엘과 터키 양국이 관계 정상화를 발표한 것을 두고는 "이 지역 안정을 위해 중요하고 희망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터키는 2010년 터키에서 가자로 향하던 구호선이 이스라엘군에 나포되는 과정에서 터키인 구호활동가 등 9명이 숨진 사건이 있은 지 6년 만에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 합의로 이스라엘에 봉쇄된 가자에 외부 지원의 길이 열리게 됐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카이로·라말라연합뉴스) 한상용 김선형 특파원 sunhy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