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 공화당의 사실상의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가 플로리다 등 승부처 10개 주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이 28일(현지시간)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다.

클린턴 전 장관이 전국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를 두 자릿수 차이로 꺾는 등 압도하는 양상이 뚜렷하지만, 이는 '착시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별로 들여다보면 사정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더 힐'은 클린턴 전 장관이 4년 전 이들 승부처를 거의 싹쓸이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기세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콜로라도와 플로리다, 아이오와, 네바다, 뉴햄프셔,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등 승부처 10개 주에서 위스콘신 등 6개 주에서 앞섰다. 하지만 대부분 1∼3% 안팎의 오차범위 내 우세다.

4년 전 오바마 대통령이 노스캐롤라이나를 제외한 9개 주에서 승리했던 것을 고려하면 클린턴 전 장관의 지금 성적은 다소 초라하다.

'더 힐'은 "트럼프가 지난 몇 주간 선대본부장 경질, 공화당 지지자들의 이탈, 후원금 모금실적 저조 등의 악재에 직면하는 등 주요 대통령 후보로서는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지만 클린턴 전 장관이 승부처에서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별로 보면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30년간 공화당에 내주지 않았던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와 동률인 것으로 PPP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 퀴니피액대학 조사에서도 클린턴은 1%포인트 앞서는 데 그쳤다.

뉴햄프셔 역시 지난 6차례의 대선에서 민주당이 5차례 이겼지만, 이번에는 동률이다. 대표적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로 분류되는 오하이오도 두 사람이 같다.

두 후보의 접전 양상을 보여주는 여론조사도 그렇거니와 몇가지 변수가 레이스를 뒤흔들 가능성이 점쳐진다. 먼저 무당파들의 움직임이다. 일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무당파 사이에서는 트럼프가 42%대 29%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적극적으로 투표하면 결과가 뒤집어질 수 있는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의 라이벌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 변수도 있다. 샌더스 의원이 '힐러리 지지'를 선언하고 지지자를 확실히 몰아주면 이는 클린턴 전 장관 측에 청신호가 될 수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데이비드 윈스턴은 '더 힐'에 "우리는 미답의 영역에 서있다"며 "클린턴 전 장관이 다소 앞서지만, 아직 완전히 결판이 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