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길 부회장
박정길 부회장
창사 40주년을 맞은 중견 자동차부품업체 세종공업이 2023년 매출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지난해(1조1991억원)보다 매출을 세 배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소음기(머플러)와 정화기(컨버터) 등 배기 계통에 집중돼 있는 제품군을 수소연료전기차 핵심 부품 등으로 다변화하고 현대·기아자동차에 집중돼 있는 매출처도 확대하기로 했다.

○“2023년 영업이익 1200억원”

세종공업은 지난 19일 남구 달동 울산KBS홀에서 창사 4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2023 GREAT3’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1976년 6월10일 박세종 명예회장이 설립해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 세종공업의 새 비전 ‘GREAT3’는 친환경(green), 신규 고객사 확대(rapid customer expansion), 배기 제품 확장(emission), 전장 사업 확대(automotive electronics), 임직원 화합(together), 매출 3조원 등의 머리글자를 조합한 것이다.
박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길 세종공업 부회장은 “현재 25개인 공장과 연구소 등 글로벌 거점을 2023년까지 37개로 확대하고 전체 매출에서 신규 고객사와 사업의 비중을 30% 수준으로 끌어올려 매출 3조원과 영업이익 12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임직원에게 “외형 성장과 동시에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을 함께 만들자”고 당부했다.

○현대차와 수소전기차 부품 개발

세종공업은 자동차 배기 부품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약 30%로 1위다. 매출의 대부분이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물량이다. 북미, 중국, 유럽 등 현대·기아차의 주요 생산거점에 세종공업도 동반 진출해 있다. 2000년대 들어 현대·기아차의 성장에 따라 세종공업의 실적도 급격히 향상됐다. 2000년 3407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1조1991억원으로 세 배 넘게 커졌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216억원으로 2014년에 비해 48.6% 감소하는 등 최근 실적이 다소 주춤했다. 세종공업이 새롭게 제시한 비전은 이런 정체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현대·기아차가 차세대 친환경차로 육성하는 수소연료전기차의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주요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수소 누설 감지 센서, 수소 압력 유지 센서, 수소 밸브 등을 현대·기아차와 함께 개발했다.

이 회사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은 2014년 6.6%, 지난해 6.2% 등으로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연구소 소속 임직원은 208명으로 국내 전체 임직원(827명)의 25.1%에 달한다. 박 부회장은 “앞으로도 R&D 투자를 계속 늘려 친환경과 전장화라는 자동차산업의 트렌드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공업은 또 현대·기아차 외에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의 거래를 통해 매출을 늘리고 수익성도 높인다는 전략이다. 현재 GM, 포드, 르노·닛산 등 주요 완성차업체에 배출가스 부품 등의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